잘하는 걸 강화시켜야 할까?안 되는 걸 보완해야 할까?

( 잘하는 걸 강화시켜야 할까? 안 되는 걸 보완해야 할까?)

내 장점은 포핸드 스매싱이고, 단점은 백 푸시다. 다른 기술들도 그리 잘하지 못하지만 유독 백 푸시를 더 못한다. 다른 기술들은 '연습하면 점점 나아지겠지.'라는 믿음이 있는데 백 푸시만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집중적으로 백 푸시 레슨을 받고 이 기술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겼다. 백 푸시에 치우쳐 연습하다 보니 포핸드 쪽으로 오는 공을 자주 미스한다. 찬스인 공을 범실 하기도 하고 빠르게 오는 공을 놓치기도 한다. 한때 나는 포핸드 쪽으로 오는 거의 모든 공을 미스 없이 칠 수 있었다. 다 칠 수 있다는 감각이 있었다. 자신감이 있었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껴졌다. 포핸드 스매싱의 임팩트도 예전 같지 않다. 포핸드로 오는 공은 결정타로 끝내야 하는데 그냥 넘겨 두드려 맞기 일쑤다. 밸런스가 무너진 느낌이다. 부족한 걸 연습하다가 어렵게 얻은 걸 잃어버렸다.

이때 탁구 유투버 윤홍균의 영상에서 비슷한 고민을 가진 한 구독자의 사연을 듣게 되었다. 그는 “백핸드가 약해 백핸드를 주로 연습하다 보니 포핸드 드라이브가 예전 같지 않다. 당시의 밸런스를 잃어버린 느낌이다. 이런저런 노력을 해 보았지만 이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다. 이에 윤홍균은 “안 되는 걸 되게 하려고 너무 노력하다 보면, 되던 게 안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이제 백핸드를 잘하려는 생각은 접어 두고 옛날처럼 다시 포핸드 드라이브로 돌아간다고 생각해라. 하루 이틀 만에 돌아오진 않는다. 지금 백핸드로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을 거다. 그러다 보니 다시 포핸드 플레이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고 답한다. 이어 그는 “주 무기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고, 잘하는 걸 집중적으로 훈련해라. 안 되는 걸 되게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되는 걸 더 확실하게 진짜 되게 하는 것이 저의 스타일이다. 저는 그렇게 했다. ”라고 덧붙인다.

우선 누구나 겪는 문제라는 사실이 심리적으로 큰 위안이 되었다.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군. 또한 “안 되는 걸 되게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되는 걸 더 확실하게 진짜 되게 해라.”는 조언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알려 주었다. “되는 걸 더 확실하게 진짜가 되게 해라.”가 답이었나 보다. 되는 걸 즉 포핸드 스매싱을 확실하게, 진짜가 되게 하지 못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안 되는 걸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내가 잘하는 것 즉 포핸드 스매싱을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돌아서 포핸드 스매싱을 하는 연습도 추가해 포핸드 스매싱을 어느 위치에서든, 어느 코스든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잘 안 되는 백 푸시는 조바심 내지 말고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연습하되, 지금 잘 되고 있는 포핸드 스매싱을 확실히 집중해서 훈련해야 한다.

“되는 걸 더 확실하게 진짜 되게 해라.”라는 관점으로 레슨과 연습 시스템을 변경했다. 관장님께 "백 푸시에 매달리다 보니 포핸드 쪽 밸런스를 잃었어요. 포핸드 쪽을 다시 집중적으로 레슨 받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서서히 포핸드 쪽 감각이 돌아오는 게 느껴진다. 파트너와 함께하는 연습 시스템도 포핸드 쪽 비중을 다시 높이고 백 푸시 비중은 낮추어 연습하고 있다.

내가 놓치고 있었던 건 ‘되는 걸 확실하게 내 것으로 못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되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쉽게 밸런스가 무너질 줄 예상치 못했다. 이래서 탁구가 어려운 건가? ‘포핸드 쪽, 백핸드 쪽 다 센 선수는 없다.’는 말도 여기서 나오나 보다. 잘하는 걸 강화시켜야 할까? 안 되는 걸 보완해야 할까? 지금의 난 잘하는 걸 더 강화시켜야 할 때인가 보다. 포핸드 스매싱을 더 확실하게, 진짜가 되게 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