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리사 May 28. 2024

정리만 잘했던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 실기시험

_ '어쩌다보니' 자격증 사냥꾼 _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 실기시험


:  2024년 1회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 실기시험


그동안 '어쩌다보니' 자격증 사냥꾼 카테고리에 넣어둔 자격증들은 이미 취득을 했거나, 필기시험만 합격하고 실기는 포기했거나, 필기시험에 합격조차 하지 못해 도전으로 끝낸 자격증들이었다. 즉, 이미 지난 일, 과거였고 나는 그저 지난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 쓰기로 연결시킬 뿐이었다.


'시각디자인산업기사'와 '신재생에너지발전기사' 실기시험만이 현재 진행형이지만, 시각디자인산업기사 실기시험은 반쯤 포기상태라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는 포기할 수 없었다. 기사시험이고, 전기전자공학과 졸업생으로서 관련과 자격증 하나는 꼭 취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기기사(산업기사)를 취득하면 좋으련만 전기, 건축, 토목 기사 자격증은 국가기술자격증의 3대장인 만큼 감히 도전하기도 어렵고, 취득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은 자격증에 늘 전기산업기사(기사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 있다.


큐넷_ 마이페이지 시험면제 정보


필기시험 유예기간이 합격일로부터 2년이기에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는 2025년 9월 22일까지 시간이 주어졌다. 확실히 5번은 볼 수 있지만, 마지막 한 번은 2025년 기사 시험일정이 나와봐야 알 수 있다. 2025년 실기시험 접수일이 유효기간 안에 들어있으면 6번까지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5번으로 끝이다. 그러니 기회가 남았을 때 부지런히 공부해야 한다.


필기시험 유효기간은 큐넷(Q-net 자격의 모든 것)에서 확인할 수 있고, 마이페이지 > 면제정보 보기 > 시험면제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다행히 첫 번째 실기시험을 준비할 때보다는 한결 수월했다. 다 잊어버렸겠지 싶었던 암기형 문제들은 한번 읽고 두 번 읽으니 하나둘 머리에 쌓여갔고, 암담했던 계산형 문제도 반복해서 풀다 보니, 공식도 외워졌고 패턴도 보였다.


'이번에는 합격하나요?' 방실방실 웃으며 실기시험을 준비했지만, 이미 2023년 3회차 실기시험을 42점이라는 망할 놈의 점수로 불합격했던 경험이 있던 나는 기출문제 풀이만으로는 절대 합격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경험했기에 출판사 예상문제를 일일이 워드로 쳐서 파일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나와 같은 회차(2023년 3회차 실기)에 시험을 치르고 나와 같은 출판사 문제집으로 공부했던 어느 수험자의 실기시험 합격 후기에 "출판사 문제집에 대부분 나왔던 문제라서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라는 문구를 본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긴 했지만, 문제집을 정리하면서 처음 접하는 문제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애초에 기출문제 위주로 실기시험을 준비한 것이 잘못된 것이 확실해졌다. 그렇게 1천 페이지에 육박하는 파일을 만들어 놓았더니, 이런 시험일이 가까워졌다.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 실기시험은 필답형 100%이다. 필답형 100%라는 것은 100% 주관식이라는 것이다. 즉, 문제만 주어지고, 답은 수험자가 직접 적는 것이다. 여기에는 암기형과 계산형으로 나누어진다.


암기형 문제를 예로 들면,


문제) 분산형 전원의 이상 또는 고장 발생 시 이로 인한 영향이 연계된 계통으로 파급되지 않게 보호계전기 또는 동등의 기능을 가진 장치를 설치하여 계통과의 연계를 분리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어야 하는 계전기 5가지를 쓰시오.

답) _ 과전압계전기 (OVR)

      _ 부족전압계전기 (UVR)

      _ 과주파수계전기 (OFR)

      _ 저주파수계전기 (UFR)

      _ 역전력계전기 (RPR)



계산형 문제는 이렇게 조건이 주어지고, 한 문제 안에 여러 문제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1) 최고 38℃에서의 셀온도를 구하시오.

(2) 주변온도 -10℃, 38℃에서의 태양전지 모듈 Voc, Vmpp를 구하시오.

(3) 최대, 최소 직렬 모듈 수를 구하시오.

(4) 최대 태양광발전이 가능한 직병렬 수를 결정하시오.


4-(1) 번 답이 4-(2) 문제의 조건이 되고, 4-(2)의 답이 4-(3)의 조건이 되며, 4-(3)의 답이 4-(4)의 조건이 되니, 1번이 틀리면 주르륵 틀린다. 그래서 공학용계산기가 필수지참물이 되는 것이다. 


일전에 < 공학용 계산기 확인 필!! (brunch.co.kr) >이라는 글을 통해 잠시 언급은 했지만, 공학용계산기 허용군이 2020년도에 바뀐 것이라고 하니, 이 쓰기를 보는 수험자분들은 큐넷 공지사항 중 공학용계산기 허용군을 다시 한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시험 시작 전 신분증 확인 및 수험자 대조, 공학용계산기 확인을 하고 나면 실기시험 문제지를 감독관이 나누어 준다. 첫 번째 실기시험은 소방설비기사 실기수험자들과 같이 치렀고, 두 번째 실기시험인 이번 시험에는 건설안전기사 실기수험자들과 치렀다. 


종목별로 시험시간이 다른 것은 첫 번째 실기시험을 치르며 알게 되었는데, 당시 같이 시험을 치른 소방설비기사는 필답형 100%, 시험시간 3시간이라서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필답형 100%, 시험시간 2시간 30분) 보다 더 늦게 끝났다. 


공학용계산기를 반납한 채 시험을 치른 수험자는 시험이 끝난 분에게 공학용계산기를 빌려도 되는지 감독관에게 여쭈었고, 감독관은 가능하다고 답을 했다. 이전 시험만 생각하고 내 시험이 끝나면 빌려드려야지라고 생각했으나, 건설안전기사 실기시험시간은 복합형 시험으로 필답 60% 1시간 30분 + 작업형 40% 50분 정도 반영되어 우리보다 한 시간이나 빨리 끝나는 시험이었다. 결국 그분은 큰 한숨을 내쉬며 시험지를 제출했다. 


여튼 시험이 시작되기 전 실기시험지를 감독관이 나누어 준다. 두개 종목이 한 시험장에서 치러지니, 시험지를 먼저 받는 종목이 있다. 첫 번째 시험에서는 소방설비기사 시험지를 먼저 나누어줬고, 이번 시험에서는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 시험지를 먼저 받았다. 


시험지를 먼저 받는다고 하여 시험지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험자 전체가 시험지를 받으면 감독관 지시하에 전체 페이지를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인쇄상태 확인을 위한 것인데, 행여라도 인쇄가 되지 않은 페이지가 있을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이때 페이지를 넘기며 문제를 훑어보기도 한다. '이번엔 되겠는데?! 푸하하하' 낯익은 문제들이 보였다. 미소를 지으며 인쇄상태를 확인하고 나서 첫 페이지(주의사항)가 보이도록 문제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감독관이 시험시작을 알리자마자 시험지를 다시 한번 훑었다. 첫 번째 기출시험(2023년 3회차 실기)나왔던 암기형 문제가 똑같이 한 문제 나왔고, 점수가 매우 높은 계산형 문제도 많지 않은 데다 전혀 모르는 계산형 문제는 5점밖에 되지 않았다. 오호 정말 이번엔 가능하겠는데..라고 생각하며 정확히 알고 있거나 부분점수라도 받을 수 있는 것을 계산해 보니 젠장 40점이었다. 


계산문제도 자세히 보니 그동안 기출문제에서 나왔던 비슷한 유형의 계산문제 중 가장 어려운 문제로, '설마 1회차 시험에 이렇게 어려운 문제가 나오겠어?'라며 한번 풀고 제쳐두었던 문제가 고스란히 나왔다. 더군다나 15점 배점에 한 문제에 7문제가 엮여 있었다.


1회차 실기시험은 늘 쉽게 출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던 나로서는 당황스러웠지만, 전년도 합격률이 높으면 다음 연도 1회차 실기시험을 어렵게 출제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지금 찾아보니 2021년도 합격률 32.6%, 2022년도 합격률 37.3%, 2023년도 합격률 44.76%. 연평균 합격률이 35% 전후였는데 지난해 합격률이 꽤 높다. 이제야 납득이 가는구먼.


결론은 뭐다!  간당간당하게 합격하거나, 간당간당하게 불합격하거나. 현재로서는 불합격의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혹시 부분점수라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내심 간당간당하게 합격하길 바라고 있다. 시험을 치르고 이렇게 간절히 합격을 바라기는 또 처음이다. 떨어지면 다음에 보면 되지 뭐.. 기회는 또 있으니까..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지.. 그랬건만 기사 시험이라 포기할 수도 없고, 간당간당하게 떨어져 또 이 생활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할 뿐이다. 힝..


정리만 잘했던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 실기시험


두 번의 시험을 치르며 정리해 놓은 파일들은 세 번째 시험을 준비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겠지만 정리만 잘하는 시험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년퇴임을 앞둔 어느 블로거분이 신재생에너지 첫 번째 시험을 통해 시험유형을 파악했고, 두 번째 시험을 통해 감을 잡았으니 세 번째 시험은 합격하리라는 다짐을 하신 적이 있으셨는데, 이번 시험을 치르고 나니 유독 그 블로거 분이 생각이 난다. 합격은 하셨으려나.. 검색해서 들어갔는데 지금은 찾을 수가 없다. 부디 합격하셨길 :)


신재생에너지발전기사 합격자 발표일은 6월 18일(화)이다. 애써 정리해 놓았지만 정리해 놓은 파일을 제발 쓰지 않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D



# 국가자격기술시험

# 신재생에너지발전기사(태양광)

# 2024년 1회차 실기시험

# 간당간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