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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사 Dec 04. 2023

'라이킷' 누구냐 넌?

_ 최작가, '라이킷'. 이 놈. 넘흐 어렵다  :

:


2023년 12월 01일. '브런치스토리 작가'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 머릿속 생각을 글로 표현해 내고, '발행'을 통해 보여주는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하며, 무려 세편의 글을 '발행'했고, 작가의 서랍 안에는 글들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작가'라는 호칭 때문인지, 워낙 생각이 많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았다.

_

'이 얘기는 어때요?!'

'이런 일들도 있었잖아요!'

'오늘 일도 쓰세요!'

_

작가의 서랍 안에 들어가지 못한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서 아우성치고 있었다. 

'알았어, 알았어. 곧 너희들도 꺼내줄게. 나 브런치 작가라고!!!' 생각의 서랍 속에 넣어 둔 아이들을 생각으로 달래준다.

'기.다.려. 천천히 해야 오래갈 수 있다고! 아니? 모르니?' 아이 달래듯 생각을 달래 놓고 신났다.

_

"넌 너무 수다스러워." 오랜 친구의 말처럼 난 너무나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던 건가?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건가? 아니면 기회를 만들지 않았던 것인가? "음흉한 년." 수다스럽지만, 좀처럼 속을 내보이지 않고 산다는 걸 친구는 알고 있었다. '예리한 년.'  

_

나에게 쓰기는 '위로'였다. 전하지 못하는 말들을 전하고, 정리하지 못하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미친년처럼 널을 뛰는 마음을 달래주는 나만의 방식. 

그리고 또 하나. '기록'. 뒤돌아 서면 잊어버리기도 하고, 순간이 지나면 잊혀질 감정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흐릿해질 기억들을 사진보다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나만의 기록.




: ... 님이 라이킷했습니다. 어라? 어라?? 이건 뭐지?

_

처음 보는 거였다. 최작가의 글을 구독하고 있었고, 배지영작가님의 강의를 수강하고 난 후, 브런치에 내 공간을 마련한 날 나는 몇 명의 작가의 글을 구독하였지만, '라이킷'이라는 것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핸드폰에 브런치스토리 앱을 깔고, 생각나는 것들을 브런치 서랍에 저장해 두기 시작한 것도, 지난 금요일_ 브런치 작가된 날이었다. 드륵드륵. 브런치 앱은 오늘까지 알람을 울렸다.

_

'어떻게 알았지? 개.소.름.'

달리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개.소.름.

_

'내 글을 봤다고? 어떻게?'

어떻게 내 글을 볼 수 있는 걸까? 앱을 열어 이곳저곳 탐색해 보지만, 어떤 구조이길래 내 글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저장과 발행사이_ '발행'으로 벌어진 일들은 브런치스토리 초보에게는 너무나 낯설고, 소름 돋는 일이었다.

_

'이래서 글을 쓰나?'

몇 개의 라이킷을 받으니, 신기하면서도 뭔가 차오르는 감정을 받았다. 이래서 보여주는 글을 쓰나.. 이래서 브런치 브런치 하나.. 이래서 SNS '좋아요'에 열광하나.. 궁금한 거 못 참는 나이지만, 검색하지는 않기로 했다. 나에게는 브런치스토리 작가 선배이자, 나의 후배, 나의 친구, 나의 어깨뽕 최작가가 있으니. 우린 다음 주에 만난다. :)

궁금한 것들은 최작가에게 물어보기로 마음속으로 결심했고, 머릿속으로 리스트를 정리하고 있다. 아직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으니, 부지런히 써보기로 했다. 이것저것 경험해야 들을 수 있는 답도 많을 것이니까. _ 아놔.. 다음 주 개바쁜데.

_

'어라?'

'그래. 언니는 죽지 않았어'

'최작가, 또리. 언니는 글러먹었어'

_

브런치 작가된 기념으로 폭풍발행. '무려' 3편.


_ 나는 너무 신났고, 들떴다.


: ... 님이 라이킷했습니다.  


Like It. 좋은 건데. 분명 좋은 건데. 너무너무 좋은데. 뭐 이리 무겁니? 저장과 발행사이_ 발행으로 한발 내디딘 나에게 라이킷은 어떤 글을 보여줄지에 대한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발행된 글들이, 라이킷을 누르는 손가락 주인들의 시간가치보다 나아야 하지 않을까? 아니 최소 아깝지 않은 시간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간 낭비. 그건 나도 싫어하는 것. 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디라더니. 이런 건가 봐. 겁나 무거워. 

1. 백세시대 백세까지 살까봐_ 자격증 사냥꾼이 되었다 ;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이가 사단법인자격증과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이유. 미래는 불투명하고, 현재는 힘들지만 기술이 최고.

2. 벌어먹고 살아야지. 빌어먹지 않으려면_ 관리부 김과장 ; 건설회사 경리가 관리자가 되어 세입자와 겪는 일들, 임대인과 임차인은 한끗 차이지만 차이는 존재.

3. 저장과 발행사이_ 그래, 최작가. 언니는 죽지않았어 ; 일상적인 대화를 글로 만드는 마법의 최은경 작가에게 보내는 고마움. 일상을 글로 만드는 마법의 글쓰기. 쓰는자에게 복이 있나니.


_ 작가신청 시 썼던 296자의 나의 활동계획.


이제는 라이킷을 받는 '작가'로서(_ 푸하하. 이렇게 단단히 엮는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으니_) 발행본에 어떤 글을 담을지, 어디까지 담을지, 어떤 구조로 담을지 정리해야 할 타임인가 보다. 활동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할 타임_ 생은 타이밍이지.

나홀로 편집자_ 어? 좋은데?! 붉게 물들여주께_ 좋은 것은 핑크핑크_ 저장과 발행사이_를 지나_ 나홀로 편집자의 길로 또 들어선다. 오늘은 2023년 12월 03일 일요일_ 삼일 만에 편집자라니. 개빠르군.

_

'라이킷. 너 이놈. 내게 잘 왔다.' _ 모든 것엔 때가 있지만, 신나고 들떴다고 함부로 발행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으.

'라이킷. 이놈. 어쨌든 고맙다.' _ 신나고 들뜬 마음을 단단한 돌덩이로 받쳐주는 것 같아. 무겁지만 든든한. 고마워.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라이킷 너란 놈. 참 어렵다._ 빅데이터 알고리즘이 무서워 '좋아요'도 누르지 않는 나에게 라이킷이라니. 이킷이라니..


이킷 너란 놈. 에겐 어렵다. 


:: 2023.12.03 오후 05:08_ 일요일_ 집도 정리해야 하는데, 머릿속부터 정리해 보겠다고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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