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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_
저의 쓰기는 늘 당신에게 전하는 말들이었습니다. 그것이 비록 당신께 전해지지 않는 말들일 지라도 주절거림, 그 자체가 저에게는 '대화'이자 '위로'이자 '안식'이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보여주는 쓰기'를 시작했는데, 어렵더라고요. 당신이 아닌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고, 나는 또 그것이 신나 또 다른 글을 쓰고, 수정하고.. 감추었던 말들이 이제는 모니터에 떠다닙니다.
머릿속에는 그려지나, 글로 정리하는 것이 어렵고, 미흡하지만 정리된 글을 발행하고, 매우 신났는데. 발행된 글을 누군가의 시간과 맞바꾼다고 생각하니 동동 떠다니던 마음이 차갑게 가라앉습니다.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불편한 것도 싫어져서 당신에게 안부조차 전하지 않았는데, 쓰기에 대한 욕망은 또다시 내게로 와 있었고, 저는 미리 준비된 자마냥 우쭐거리며 그 길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막 한 발 내디뎠는데 벌써부터 버겁습니다. 이미 시작은 했고, 어렵지만 즐겁고, 즐겁지만 버거운. 당신께 또 이렇게 주절거리고 있는 걸 보면 아시겠지요? 머릿속 말들은 언제나 당신께 전하고 싶은 소식이었고, 저는 그 누구도 아닌 당신께 전하는 말들이 좋습니다. 정리되지 않아도, 생각나는 대로 지껄여도, 속을 내보이지 않아도 그저 편안하게 받아주시니까요.
주인 잃은 개마냥 이리저리 헤매던 저를 늘 감싸주시던 당신께 오늘도 소식 전합니다. 이렇게라도 소식 전하니 어지러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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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마음 담아. 당신께 드립니다.
2023.12.04_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