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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사 Jan 22. 2024

가뜩이나 이뻤는데, 더 이뻐졌다!

:


주간 리포트

1월 14일 - 1월 20일 (3주차)


주말 아침마다 "주간 리포트"라는 알림이 온다. "지난주보다 49분 더 사용하셨습니다" 또는 "지난주보다 30분 덜 사용하셨습니다"라는 알림으로 내가 한주에 핸드폰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려준다. 보통은 핸드 상단에 뜨는 알림 내용만 보고, '아 내가 폰을 많이 봤구나 줄여야겠네', '아. 내가 지난주보단 적게 봤네. 잘했다' 이 정도만 생각하고는 알림을 지운다.


지난주보다 잔뜩 늘어난 시간을 보고 잠결에 알림 내용을 확인한 건지, 다른 알림을 확인하려다 잘못 누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엉겁결에 열게 된 주간 리포트. 42시간 22분. 일 평균 6시간. '이러다 눈깔이 남아나질 않겠군'이라고 생각하며 스크롤을 하다 잠이 확 깼다. 하하하. 많이 사용한 앱 1. 브런치스토리. 20시간 4분. 일평균 2.8시간.


주간 리포트_ 캡처


20대 시절 편집디자이너로 일을 하던 나는 컴퓨터가 지긋지긋했다. 지긋지긋하다는 말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만,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는 오창친구처럼 컴퓨터로 하는 일은 좋아하지만, 일하는 시간 외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은 싫다고 해야 하나?


하루가 멀다 하고 밤샘작업을 했고, 컴퓨터를 켜는 순간부터 끄는 순간까지 쉴 새 없이 일만 했던 그 시절의 나는 퇴근하면 자기 바빴, 그래픽디자이너라면 너도나도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빠져있 무렵에단 한 번을 게임세상에 진입하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일의 연장처럼 느껴져 넌덜머리가 났고,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기피대상일 뿐이었다.


그 시절의 나의 습관은 꽤 오래 지속되었는데, 그때의 습관 때문인지 일하는 시간 외에는 핸드폰을 자주 보지도 않았다.  2010년 카카오톡이 출시되었다고 하는데, 내가 카톡을 주로 사용한 것은 이 회사에 들어오면서부터이니, 8년이 채 되지 않았다. 문자가 익숙했고, 카톡보다는 통화가 빨랐다.


시간은 흘러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 없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만 수두룩했던 시절 쇼핑 앱  "위메프"를 만났다. 앱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단순하고 보기 쉬운 위메프의 카테고리는 실의에 빠져있던 나에게 숨 쉴 구멍이 되어주었다.


이때부터 폰 보는 시간은 급격히 늘어났는데, 자기 전 몇 시간씩 위메프에서 쇼핑을 했다. 쇼핑하는 시간은 유일한 낙이었고 눈으로만 채우던 쇼핑시간은 수천 건의 구매로 이어졌다. 뜯지 않은 쇼핑박스는 점점 늘어났고, 옷장은 입지 않는 옷들로 터져나갔으며, 신지 않는 신발들도 쌓여갔다. 집으로 배송되는 쇼핑박스가 눈치가 보이기 시작하자 쇼핑을 멈추는 것이 아닌, 배송지를 회사로 돌려 쇼핑박스를 받는 선택을 했다.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 없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 투성 속에서 쇼핑은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내 의지의 산물이었다. 노력과 시간이 더해져야만 얻을 수 있는 자격증과는 달리,  원하고 바라면 언제든 내 것이 되는 것. 원하고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없더라도, 카드승인만 되면 내 것이 되는 것. 쇼핑에 빠졌고, 늘어나는 카드값에도 쇼핑에서 빠져 나오기 싫었다. 


이때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만 봐도 얼마짜리인지 알 수 있었고,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실제 옷이 괜찮은지, 별로인지까지 구별할 수 있었다. 이제는 생필품이 주된 쇼핑목록을 채우면서 쿠팡에 카카오쇼핑까지 섭렵했다. 마트보다 쿠팡이 편하고, 카카오 쇼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 하면 괜히 신난다. 쿠팡과 카카오쇼핑도 내 폰 안에 들어온 지 오래되었지만, 최초의 쇼핑 앱 위메프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브런치 너가 나의 1순위라니, 영광인 줄 알아라!!


나의 사랑 위메프를 제치고 브런치스토리 앱이 1순위가 되었다. 쇼핑할 시간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출했던 게 얼마 되지 않은 거 같은데, 설마가 사람 잡듯, 브런치가 위메프를 잡았다.




청년 클레어 작가님의 < 밑줄 긋는 브런치마을 생존기 >를 보며 브런치 작가님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수정하고 발행하는 어마무시한 수고로움과 실천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청년 클레어 작가님의 글에 소개된 몇몇 브런치 작가님들에게 방문하여 글을 읽고, 라이킷도 누르고, 구독도 했다.


"근데 언니 왜 브런치에 댓글 못 쓰게 막아놨어?" 나의 최작가가 물었다. "글에 대해 얘기할까 봐?" 타인의 얘기에 공손히 받아들이고, 신경 쓰이지 않을 때 풀겠다고, 난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내 글 신경 쓰기도 너무 바쁘다고 했다. 최작가의 <순살자이, 흐르지오... 감각 배우고 싶다> 댓글에 대한 최작가의 견해 봤음에도 말이다.


해내고 있는 청년 클레어 작가님에 자극을 받아, '어쩌다보니' 자격증 사냥꾼_ 시리즈로 몇 편을 발행했다.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혹시나 진심 어린 독자의 반응이 하나라도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살펴보는 거"라는 최작가의 말에 힘을 얻어 댓글도 열어놨다.

김밀린 작가님의 < 책 안 읽고, 브런치 읽습니다? >라는 제목의 글에는 작가님과 0.0000001%의 취미를 공유했다며 댓글도 달았다.

나의 쓰기 <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실기시험도 볼 수 있다 >에 "시험이란 어떤 것도 흥분되죠... 과거 자격증 시험 보던 날 끝나자마자 화면에 합격 뜰 때 너무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라고 댓글을 주신 이상옥 작가님께 "그쵸그쵸? 혹시나 남은 수험자에게 피해를 줄까봐 합격의 기쁨은 꿀꺽 삼키고, 주섬주섬 가방을... " 기쁨을 담아 답글도 남겼다.


낮에는 내 서랍 채우느라 허거덕거려 차분히 읽지 못한 작가님들의 글을 퇴근 후 몰아봤다. 밥을 하면서도 틈틈이, 티비를 보면서도 틈틈이, 자기 전에는 몰입하여 천천히 읽었다. 내가 구독하고 있는 작가님들의 글을 브런치 앱에 놓인 순서대로 찾아가 글을 읽고 나면, 나를 구독하고, 내 글에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작가님들의 글들을 찾아가 읽는다. 


어떻게 내 글을 있는지 매우 신기했던 2023년 12월 01일 처럼 '이 작가님은 쓰기 어느 부분에 공감을 ?' 호기심에 신기함을 얹어 들여다보는 작가님들의 세계는 나의 방대한 지식보다 거대했고 양한 감정을 들게 했다.


작가님들의 세상을 통해 잊혀졌던 나의 세상을 발견하기도 하고,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방문하기도 하며, 소멸하고 있는 감정들이 다시 깨어나기도 했다. 나의 어깨뽕 최작가가 말한 "우리 같이 기대어 쓰자"라는 말이 의미였던 가? 꾸준히 쓰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우리 같이 기대어 쓰자는 말이 다르게 들린다. "나만 기대면 안 되겠니?" 헤헤거리며 철없이 답했는데 쓰고, 읽고, 소통하며 함께 하자는 말이었던 거니?


브런치 앱 속에는 쓰고, 읽고, 소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라는 옷을 입은 사람들. '작가'라는 옷이 너무나 어울리는 사람들. '작가'라는 옷을 걸치고 보여주는 그들의 세상이 으로 근사하다. 쇼핑을 뒤로하고, 눈깔이 침침해질 것을 감수하고, 오늘 밤 나는 또 그 세상에 들어갈 것이다. '작가'라는 옷을 입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할 세상이었겠지만, 나 역시 '작가'라는 근사한 옷을 입고 브런치라는 세상에 들어왔다.



'작가'라는 옷을 입은 오늘의 나는

가뜩이나 이뻤는데, 더 이뻐졌다! :D



_ 2024년 01월 22일 월요일_ 법인사업자 8개와 개인사업자 3개의 부가세 자료를 세무사에 넘기고, 한가로운 오후를 맞이했습니다. 바람은 불고, 바람과 함께 눈도 날리지만 사무실은 따끈따하기만 하네요. 주간리포트 내역에 빵터져 쓰기를 시작했지만, 쓰기의 내용은 처음 의도와는 다른 곳으로 흘러갔어요.

corescience 작가님의 < 40대 법인대표이사의 하루 >라는 브런치 북을 보고, 나에게는 쉬운 일이 누군가에게는 몹시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음을 쓰고 싶었는데, 또 '어쩌다보니'라는 단어를 빌어오게 됐네요.

법인사업자(학원) 관련하여 궁금하시면 corescience 작가님의 브런치북에 방문하시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곧 법인사업자(임대업)로 풀 뜯어 오겠습니다.

+

오늘은 일찍 퇴근하여, 수정도 앱으로 했습니다. 이번주도 브런치 스토리가 1위 먹겠는데요!



+ 제목이 어려울 땐, 저의 어깨 뽕이자 나의 최작가 <은경>님의 브런치에 방문하세요. 오늘은 '순살자이, 흐르지오라.. 이감각 배우고 싶다'라는 제목의 글을 연결했습니다.

03화 순살자이, 흐르지오... 이 감각 배우고 싶다 (brunch.co.kr)


+ 브런치의 세계의 다양한 작가님들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청년 클레어>님의 브런치에 방문하세요. 오늘은 '[연재2] 살아요, 우리'라는 제목의 글을 연결했습니다.

02화 [연재2] 살아요, 우리 (brunch.co.kr)


+ <김밀린> 작가님의 [취미입니다. 존중해주시죠] 브런치 매거진의 글도 연결합니다.

책 안 읽고, 브런치 읽습니다? (brunch.co.kr)


+ 법인사업자_학원 관련하여 궁금하시다면  < corescience > 님의 브런치에 방문하세요.

[연재 브런치북] 40대 법인대표이사의 하루 (brunch.co.kr)




# 갤럭시 S22 울트라 51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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