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놀이
오늘 하루종일
핸드폰 한 번도 안 찾은 거 알아?
작은 목소리로 말을 조용히 건네는 남편입니다. 그랬던가, 하고 잠깐동안 생각을 해 보니 어라. 정말이네요. 6시 이른 아침에 눈뜬 후 오후 6시가 되어가는 지금 시간까지 영상 보여달라는 말은커녕 엄마 엄마하며 찾지도 않았지 뭐예요. 밥을 기다릴 때라든지 혹은 뜨거운 음식이 식을 때까지만 보겠다며 찾곤 하던 유튜브도 이곳에선 작은 밤톨만도 못한 존재가 되었고요. 핸드폰이라는 존재 자체를 잊은 듯해요. 폰을 잊은 건 아이들만이 아니었는데요. 함께 있던 어른들도 걸려오는 전화 외에는 그 어느 누구 한 명 휴대폰을 꺼내지 않습니다.
여기는 양평 용문산이 훤히 내다보이는 친구네랍니다. 아들은 동갑내기 친구 만난다며 전날부터 신이 나 같이 놀 거라며 장난감 한가득 가방에 넣어가더니 차에서 꺼내지조차 않네요. 도착하자마자 노란 소쿠리 하나씩 들고선 뒷마당에 떨어진 밤톨 줍고, 빨갛게 익은 토마토도 툭 따서 한 움큼 먹으며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웃음소리만 계속 들리네요. 지나는 개미 한 마리에도 이토록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지켜보는 어른들도 하늘은 하늘이오 땅은 땅이오 하며 평화로움 속 편안한 기분이 드네요.
이곳에선 그저 굴러가는 공 하나와 둥둥 뜨는 풍선 하나만 있으면 되는군요. 아이들이 아이답게 노는 모습을 보니 지금 오늘 그리고 이 시간들이 참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미국 하버드대 존 레이티 박사에 따르면 우리가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지 못하는 까닭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파민이나 아드레날린과 같은 쾌락 관련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것인데요.
세계적인 뇌 과학자의 연구결과에도 눈길이 가지만, 그저 엄마가 또 아빠가 지금 쥐고 있는 이 핸드폰을 그만 내려놓고 아이 이름을 크게 한번 불러보면 어떨까요.
‘우리 같이 놀까?’ 하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