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하지 않는 어린이 되기 프로젝트
노노노, 내건 내가 할 거야.
집에서 사용하는 우리 집 화폐 = 블록을 만들고 난 뒤로 "도와줄까?"라는 말은 곧장 "내가 할래요!"라는 말로 반사되어 돌아오고 있답니다. 정말로 되다니. 이게 실제로 가능하다니! 하며 아이디어를 낸 스스로도 감탄하며 일곱 살 아들의 바뀌어가는 행동에 오늘도 놀라는 중입니다.
거실 테이블 아래쪽에 벗은 양말이 보여서 '엄마가 세탁기에 넣어둘까?' 하니 곧장 "아니. 제가 할래요!" 말하면서 잰걸음으로 달려오고요, 현관 신발이 뒤죽박죽일 땐 '신발들 정리를 좀 해야겠네' 하고 아들에게 들리도록 크게 말을 할라치면 어느샌가 나타나 "엄마 제가 정리할래요!" 한답니다.
"저녁 준비 좀 해볼까나. 야채 씻어야 할 게 많네." 하면, "엄마 제가 도와드릴까요?" 하고요.
"분리수거를 좀 해야겠다." 하면,
"저도 같이해요." 하고 따라 나옵니다.
"오늘 저녁은 외식할까?" 물으면,
"아니. 난 집에서 먹을래." 하고 말이죠.
그저 어린아이 눈 맞춤으로, 우리 집 경제놀이인 '블록 모으기'를 시작했을 뿐인데요. 아들의 참여도가 놀랍도록 계속 이어지고 있네요. 매일 저녁이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엄마)에게 본인의 이름이 적힌 통장을 가져와서는, 오늘하루 해낸 일들을 하나하나 기억해 가며 적어달라고 합니다. 입출금 내용을 기록하고 남은 잔액 숫자를 바라보는 맛이 솔솔 한 가 봅니다.
물론 마이너스가 되는 출금의 경우도 있답니다. 밖에서 외식을 한다거나, 포켓몬 빵이나 과자를 살 경우 또는 본인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들을 하지 않을 경우도 해당되지요. 예를 들면, 벗은 양말 세탁기에 넣기, 읽은 책 정리하기, 아침 잠자리 정리정돈, 먹은 그릇 치우기. 그리고 어린이집 가방 준비와 하원 후 텀블러 꺼내놓기는 당연한 내 할 일에 속하기에,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면 블록화폐는 마이너스 차감이 되게끔 설정해 뒀어요. 물론 타인을 돕는 일을 할 경우엔 서비스블록을 받게 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주 확인하고 물어보곤 해요. "엄마, 이거 안 하면 마이너스야 아니야?" 하고 말이죠. 열심히 모았기에 그만큼 더 귀함을 깨닫는 것 같습니다.
수학놀이를 겸한 경제 익히기 의도를 가지고 시작했는데요. 어느샌가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일을 알아가고, 도움을 필요로 할 경우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며 돕는 것도 자연스레 알아가는 듯합니다.
한 번은 대형 쇼핑몰에 갔는데요. 아이가 뒤따라 오지 않고 문 손잡이를 잡고 있는 거예요.
"뭐 해? 어서 가자." 하니, "잠깐만. 엄마." 하며 계속해 문을 잡고 있더라고요. 시선을 조금 멀리하고서야 그 이유를 알아챘습니다. 서둘러 걸어 들어오는 갓난 아가를 태운 유모차를 아들이 먼저 발견한 거지요. 문을 통과하던 주변 분들의 칭찬과 미소가 떠오르네요. 그리고 무척이나 흐뭇해하던 아이의 얼굴도요.
그러더니 이내 물어옵니다.
"유모차는 도움이 필요한 거잖아. 그치? 엄마. 이것도 서비스지?"
"그럼. 서비스 맞지. 매너라고도 부르고."
"앗싸, 나 5블록이다!"
아들은 알려나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이 작은 행동이 5블록과는 비교도 안될 스스로 얻어낸 값진 교훈이라는 것을 말이죠. 그나저나, 블록 모으기를 밖에서까지 생각하며 이어갈 줄은 생각도 못했지 말입니다.
가정용 경제놀이이면서 자립심을 북돋는 <블록모으기>는요. 아이는 물론 엄마와 아빠 가족모두 동참하고 있는데요. 우리 집 화폐단위인 '블록'은 아이가 즐겨하는 레고블록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답니다.
의지하지 않는 어린이 되기 프로젝트 : 블록모으기(자립심을 키워주는 경제놀이)
특히나, 어린 자녀가 있으시다면 적극 추천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