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져라 이루어져라 얍!
크리스마스는 아들도 엄마도 최애 사랑하는 날입니다. 하원 길에 물었습니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네.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갖다 주실 거 같아? 소원 정했어?"
"어. 정했지."
"무슨 소원 빌었어?"
"그건 비밀인데."
알 수 없는 비밀을 어떻게 알아내나, 하며 조금 더 물어봤습니다.
"소원을 세 가지 빌 수 있다면 무슨 무슨 소원을 얘기할 거야?"
"난 장난감 받을 건데. 근데 세 개 다 들어주신대?"
"아니 아니, 그건 아니고. 산타 할아버지가 3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말이야."
"음... 그렇다면...
첫 번째는, 레고 비행기고.
두 번째는 엄마가 화 안 내는 거고.
세 번째는 엄마가 요리 잘하는 거!"
물어본 엄마 몹시도 무색해지는, 아들의 소원을 듣고 말았습니다. 화를 내가 많이 냈던가, 생각해 보는데 그런 것 같지도 않아서 다시 물었어요. 엄마 화 잘 안 내잖아. 그랬더니, '나 혼내는 말한 거. 혼내지 말라고 빈 거야.' 뭐 그래 알겠다, 하고 세 번째 소원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엄마가 해준 요리 맛있다며?"
"어. 맛있긴 한데, '으음~ 맛있다!'라는 아니어서."
"정말 맛있는 건 아니었어?"
"엄마, 할머니한테 요리 배워봐. 어때?"
아들의 엄마 요리 평가는 적잖은 충격입니다. 그리고 반성 모드와 함께 '요리하는 엄마되기' 라는 내년도 계획마저 세우게 되었습니다. 요리와 그다지 친하지 않은 엄마이지만 아들의 한마디에 변화하고픈 생각이 크게 들었지 말이에요.
맛있는 건 맛있다며 바로바로 표현하는 아들 덕에 요리를 본격적으로 해보고자 맘먹다니, 스스로도 놀랍긴 하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알고 보니 절대미각을 가진 아들과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소원, 저도 하나 간절히 빌어보렵니다.
"신랑이 셰프급 요리사가 되게 해 주세요! 아들도 요리가 취미 되도록 해주세요! 저도 삼시세끼 남이 만들어주는 맛있는 밥 매일같이 먹고 싶습니다!"
... 그리고, 주섬주섬 수첩을 꺼내 들어 내년도 계획 여섯 번째 자리에 '요리하는 엄마되기' 라고 살며시 적어 넣었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