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더 놀아도 괜찮다
엄마는 학교에서 혼났나 봐?
이제 몇 달 후면 아들은 생애 첫 학교에 갑니다. 어린이집에서도 학교 갈 준비를 하는데요. 한글은 물론이고, 시간 관리, 선생님 말씀 잘 듣기 또 편식하지 않기와 매운 음식에도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요.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이모도 삼촌도 모두들 말합니다.
초등학교 가면 이제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도 좋은데 나오고 직장도 좋은데 잡지.
똑똑한 사람 돼야지.
한글 아직이야? 다 쓸 줄 알아야지.
학교 가면 형아들처럼 반장 해야지?
운동보다는 이제 공부해야지.
공부습관이 얼마나 중요한데.
영어책은 매일 보고 있지?
대통령 돼야지!
어릴 때 공부습관이 중요한 거야.
다니는 기관이 바뀜으로 해야 할 것들이 족히 x10배는 늘어납니다. 받아들이는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니 숨이 턱턱 막히는 것만 같습니다. 주변 이야기에 휩싸이지 않도록, 아이에게 말해줬습니다.
"공부 너무 열심히 안 해도 괜찮아. 하기 싫을 땐 하지 마. 아이들은 즐겁게 신나게 땀나게 노는 게 더 중요해. 엄마 말 무슨 말인지 알지?" 하고요. 그 말을 들은 아들이 대뜸 이런 말을 합니다.
"엄마는 혼났었겠다. 공부 안 했나 보네."
그게 무슨..? 이해가 도통 가지 않아서 다시 물었어요. 엄마? 공부? 누구한테 혼이나?라고요.
"초등학교에선 매일매일 공부 안 하면, 부모님이 학교로 오셔. 그리고 집에 가서 부모님한테 혼나지. 공부해야 해, 초등학교 가면 다."
아이 기죽지 말라고. 공부보단 노는 게 우선이라고 말해준 엄마가 결국엔 공부 안 한 엄마로, 혼나던 엄마가 되고 말았습니다.
누구한테 들은 말인지 가만 물어보니, 어린이집 선생님이 알려주셨다 합니다. 아차차, 우리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초등학교의 매운맛을 단번에 알려주셨지 말입니다. 잠시잠깐 막힌 말문이 허허, 하는 웃음소리로 바뀌어 공중으로 날아갑니다. 차근히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어릴 때 공부 안 한 거 어떻게 알았지? 엄만 친구들하고 진짜 많이 놀았거든. 근데, 혼나지는 않았어. 왜냐면 해야 할 건 하고 놀았거든. 그리고 공부가 재밌고 좋아지기도 하더라?"
"나는 레고 맞추는 게 더 좋은데. 재밌고."
"맞아. 레고 조각들 다 맞춰서 완성하면 기분이 어때? 엄청 뿌듯하고 좋은 그 기분, 초등학교에 가면 그런 일들이 많아질 거야."
".... 어. 기대되네, 학교. 근데 엄마. 초등학교 가면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만나겠지?"
학교에 대한 기대를 너무 실어줄 것도 아니지만, 매서운 학교맛만 알려주고 싶지는 않아서 즐거움을 전해주려 하고 있어요. 그리고, 곧 학부모가 될 엄마는 생각한답니다.
'아들아, 경험을 하렴. 최대한 할 수 있는 경험들을 하고, 실패도 해보고 좌절도 겪어보면서 성장해나가렴. 필요로 하는 공부를 하렴. 공부는 목적이 아닌 도구가 되어야 한단다. 원하는 만큼 신나게 놀고 즐기며 세상을 살피렴. 크게 생각하고 더 크게 상상하렴. 상상하는 모든 것이 다 이뤄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