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잊은 영국산타

걱정마라 아들아

by 김혜진




엄마. 산타가 선물을 안 갖고 오셨더라.





크리스마스 행사가 있는 올겨울도 어김없이 찾아온 산타. 그런데 일곱 살 형님 반이 되어서 일까요? 아이들 선물 하나씩 챙겨서 보내달라는 알림 없이 어느샌가 산타가 오셨었나 봅니다. 하원한 아들이 말하네요.




"엄마. 산타가 선물을 안 갖고 왔더라. 그냥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만 갔어. 아이들 선물주머니는 안 보이더라."


"산타 할아버지가 오셨었어? 이야기 한 명씩 나눴나 보구나?"


"아니. 그냥 메리 크리스마스! 만 하던데? 선물 없고."




음. 어떻게 대답해 줘야 하나. 이럴 땐 임기응변이 필요한 시점이지 말입니다. 빠르게 머리 회전을 시켜봅니다. 하고픈 말이 다 끝나길 기다렸다가, 대꾸해 봤어요. '선물은 원래 크리스마스에만 받을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아직 며칠 남아서 그럴 수 있잖아.' 하고요. 선물을 못 받은 게 아쉽지만, 납득은 가는지 별다른 대답이 없네요.



몇 발 자국이나 걸어갔을까. 또다시 말을 걸어옵니다.




"엄마. 태이는 엄마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다더라? 산타 할아버지한테도 받고. 엄마, 나도 선물 사줄 거지?"




어린이집 친구가 해 준 이야기가 떠올랐는지. 아니면 선물하니 떠오른 건지. 크리스마스 해서 생각이 난 건지, 이내 선물을 받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받고 싶은 거 있어?' 하고, 묻지 말아야 할 질문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때다 싶은 건지, 듣자마자 갖고 싶었던 장난감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연이어 끊이지를 않고 계속 나옵니다.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며 잠들던 어린 시절. 무슨 선물을 가져다주실까 기대에 부풀어 아침잠에서 깼던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머리맡에 두고 간 선물을 눈을 뜨면 사라질까 두 눈 꼭 감고 더듬더듬 손으로 만져보고, 실 눈 떠가며 확인하던 어리디 어렸던 그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선물을 받았기에 좋아하는 날이 되었는지. 루돌프와 산타가 나타나는 흰 눈 내리는 계절이기에 그토록 좋아했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어린아이였던 그땐 크리스마스가 세상 가장 기쁜 날이었던 건 확실했지 말입니다.



이제는 아들도 마찬가지가 되었나 봅니다. 산타가 제발 원하는 선물 가져와 주시길 두 눈 꼭 감고, 들릴락 말락 한 소리로 조용히 그리고 간절히 트리 앞에서 기도하네요. 그리고 뒤이어 '산타 할아버지, 눈도 내리면 좋겠어요.' 덧붙임 말까지 잊지 않고 하는 일곱 번째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오고 있네요.




모두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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