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의 비밀

단 음식 좋아하시나요?

by 김혜진



괜찮아요. 안 먹어도 돼요.





소아과에서 하나. 그리고 그 옆 약국에서도 하나. 막대사탕 하나와 비타민 사탕을 두 손에 쥔 아이들은 병원 진료에서의 서러움은 잊은 채, 오물오물 달콤한 사탕을 거참 맛있게도 먹습니다.



진료를 끝마친 아들에게 간호사 선생님이 사탕 바구니를 건넵니다. 딸기맛, 포도맛 원하는 것 고르라고 선택지도 줍니다. 아이의 반응을 이미 알고 있지만, 그대로 두어봅니다.




"저는 사탕 안 먹어요. 괜찮아요."

"어? 사탕을?"

"네. 저는 괜찮아요."




사탕을 안 먹는 아이가 있을까 싶지만, 있더군요. 사탕 맛있는데 왜 안 먹는 거냐고, 있는 그대로 궁금한 그대로 물어본 적이 있었답니다. 그랬는데도 대답은 딱 한마디뿐입니다. '어. 근데 괜찮아. 난 안 먹을래.' 하고요.



사탕을 안 먹는다 하니 엄마 입장에선 사실 너무 좋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아이는 아인데, 가끔은 사탕을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들은 안 먹겠다, 엄마는 한번 먹어보렴 하고 있는 걸 보니 어쩌다 아들과 엄마의 사탕 논쟁이 되곤 하네요. 싫다는데 그것도 좋은 것도 아닌데 싶어서 이젠 관두기로 했지만요.



사탕을 거절하는 아이의 엄마인 저는, 어릴 적이 뭡니까. 청소년이 되어서도 츄파춥스를 필통 속 볼펜인 것 마냥 넣어두고 다녔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시큼한 레몬 사탕은 필수 주전부리 중 하나이고요. 그 달콤함은 절대 버릴 수 없지 말입니다. 가끔. 간혹은, 아이가 이 사탕들을 발견할까 봐 노심초사이기도 해요. 지난번에 차에서 먹다 걸려서 다 뺏겼거든요.




"엄마! 그러다 이 다 썩는다. 이리 줘. 다 나한테 줘."


"하나만 먹을게. 줘봐."


"하나만이다. 더 먹으면 아빠한테 이른다."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꿈에도 몰랐습니다. 나이가 들면, 어른이 되면 뭐든 내 맘대로 다 먹을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잠시 잠깐의 자유시간이 있었으나, 아들이 태어나고 아들이 일곱 살이 되니 모든 게 뒤바뀌고 말았습니다. 웃픈 현실입니다.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기에 아들에게 한 번 더 물어봤어요. 왜 사탕을 안 먹는지 말이죠.




"근데. 사탕 왜 안 먹어?"


"엄마. 난 딱딱한 게 별로더라. 그래서 사탕 안 먹는 거야."




빨아서 먹으면 되잖아! 하고 소리 높여 대꾸하고픈 맘 꾹, 참아봅니다. 그냥 그렇다니, 그런가 보다 하고 '그랬구나. 아, 그랬구나. 사탕은 맞아, 딱딱하지...' 하고 아들의 사탕 비밀을 푼 것으로 만족했지 말입니다.



그나저나, 알사탕 하나 입에 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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