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다이어그램

생각이 이어지는 그림

by 김혜진



나도 해보고 싶다. 해봐도 돼?





노트를 펼쳐놓고선 끄적끄적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지금 하는 일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적다 보니 현재 집중하고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당장의 고민은 또 무엇인지, 해결을 위한 구체적 질문으로 만들어보는 중이었답니다.



말하자면 노트에 동그라미와 이어지는 선을 계속해 긋고 있던 거죠. 물감놀이를 하던 아들이 다가옵니다. 제법 글씨를 읽게 되어선지 '목표'가 뭐야? 하는 질문도 하네요. 왜 동그라미들을 그려 놓은 건지도 묻기에 생각을 정리하는 거야. 생각주머니에서 생각들을 꺼내는 중인 거지. 하고요.



'나도 해볼래. 나도 써볼래.' 하는 아들에게 볼펜을 건네주었습니다.



뭐라 말하기도 전에 커다랗게 두 글자를 씁니다. 그런 뒤 연상되는 기억들을 꺼내어 적고, 또 줄 따라 생각난 것을 적어보네요. 직접 할 때는 몰랐는데, 아이가 써 내려가는 걸 지켜보니 신기하기 그지없네요.



엄마가 뭘 하고 있는지,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아이도 옆에서 세심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으면 모르는데요. 어른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습니다.



밥을 먹으며 티브이를 보면, 아이도 영상 보며 밥을 먹고 싶어질 테고. 늦잠을 자면, 아이도 이불속에서 나오기 싫어질 테고. 정리 정돈이 되지 않으면 아이도 물건의 소중함을 알 수 없으려나 싶습니다. 물론 전혀 관여치 않고, 알아서 척척 제 할 일을 잘해 내는 아이도 있겠지만 부모의 직접적인 영향은 그 정도가 상상이상인 것만은 확실한 듯해요.



그러함을 인지해서 일까요. 아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되, 안 되는 것은 안됨을 알려주고. 허락이 가능한 것에 있어서는 관대함으로 대처하려 한답니다. 엄마가 하는 것에 관심을 보일 때는 더욱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편이고요.



책을 읽은 후 생각 정리 마인드맵이나 다이어그램을 활용하곤 하는데, 아이가 보고 따라 해 보면 좋겠고. 고민거리가 있을 때도 글로 적고 해결책을 찾는 편인데요. 이 또한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네요. 알려주지 않아도, 엄마 뭐 해? 하며 관심을 갖고 해보고자 하는 날이 또 오겠지만요.



엄마 아빠 따라쟁이인 아들에겐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가장 좋은 선생님이자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고 싶은 엄마이고 아빠이지 말입니다.







아들의 첫 다이어그램(diagram) :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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