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별

혹은 여름의 별이 나를 비추다

by 초바샘

" 올 겨울에 아이 졸업하면 멀리 여행을 갈거야.”

가족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그리고 삶은 신기하게도 말한 곳으로 나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렇게 큰 아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 겨울 방학,

고등학교 3년 성적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라는 주변의 우려를 뒤로한 채 우리 가족은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호주 시드니를 거쳐 뉴질랜드를 종단 했던 16일 간의 여행

지구 반대편 뉴질랜드 한 가정집 마당에 누워 깜깜한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들을 함께 바라보던 그 순간만큼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그날 우리는 내일의 일정도, 돌아가서 해야 할 일도 잠시 잊은 채 별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별은 마치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이 있었고, 밤하늘은 끝없이 깊었습니다. 지금 아파트 창가 너머로 별을 바라봅니다. 그때보다 훨씬 가까이 있지만 어쩐지 뿌옇게 보이는 별을 바라보며 그때를 추억합니다. 그날처럼 별이 쏟아지지는 않지만, 뉴질랜드의 밤하늘 아래에서 나누었던 이야기와 웃음은 여전히 또렷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눈앞에 쏟아질 것 같았던 과거의 별들을 추억하며 현재의 별들을 바라보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지금 바라보는 별이 외로워보이지 않는 이유는 과거의 빛나는 별이 내 마음 속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간은 불안을 없앤 시간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삶을 선택해 본 한 엄마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앞으로 어떤 불안한 상황이 오더라도 나를 믿고 조금 덜 흔들리며 나아가게 해줄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함께 있되 얽매이지 않고, 각자의 바람을 존중하며 흘러가는 시간 가족끼리 똘똘 뭉쳐서 유유자적하게 보낸 열 여섯일의 이야기를 천천히 꺼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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