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Home visit schedule을 소화해야 한다. 만 1살부터 우리 학교에 다녔고 이런저런 이유로 선생님을 잘 알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Lead teacher는 부모님과 상의해서 가정 방문을 해야 한다. 두 명의 선생님이 함께 가기도 하지만 보통은 한 명이 간다. 1주일 전 작은 선물과 함께 Welcome letter를 집으로 보내고 가정 방문을 언제 했으면 좋을지 연락 달라는 당부의 말을 써넣는다. 이메일로 대신할 수도 있을 법 한데 이건 마치 전통 같아서 우표를 붙인 편지 봉투에 넣어 직접 보낸다. 쌍둥이 형제를 비롯해 네 가정 정도는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데 연락온곳이 없다. 오늘은 좀 느긋하게 크림치즈 베이글과 커피를 곁들인 아침을 먹고 일을 시작했다. 보통은 개학 1주일 전 Teacher's Workday 기간 동안엔 아침 또는 점심이 제공된다. 오늘은 많은 선생님들이 Home visit으로 빠질걸 미리 안 건지 과일도 없는 진짜 간단한 베이글 아침이다. 하지만 공짜인데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난 아침부터 교실 꾸미기에 부지런을 떨었다. Blutin board 에 걸어야 할 내용들과 생일자 명단, family tree, cubby tag, snack bag tag, lunch bag tag 등을 디자인하고 프린트해서 laminate까지 해 오려 붙이려면 하루 종일 걸린다. 별 다섯 개 학교의 선정 기준 중 하나가 교실 안팎 벽의 80% 정도를 아이들과 함께 수업한 내용, 작품, 시각화된 자료 즉, 학교에 오면 손부터 씻고 냉장고에 들어갈 스낵, 점심을 분리해서 각 가방에 넣고 물병은 caddy 안에 넣으며 자기 cubby에 가방을 걸어 놓는 루틴들을 시작 자료로 붙여 놓아 아이들이 노출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유도되어 있는 가를 따진다. 더 자세히 말하면 손 씻는 것도 수돗물을 틀어 손을 적신다 > 물비누를 펌프 한다> 거품을 낸다> 20초 동안 씻는다> 수돗물을 잠근다 등의 그림과 text가 벽에 붙어 있어야 한다
하루 종일 오리고 붙이고 하면 정말 손목, 어깨가 아파 더 이상 못할 지경에 이른다. 이럴 때는 다른 반에서 올라온 아이들 중 알레르기 있는 아이들의 명단을 찾아 확인하고 옛 교실을 찾아가 알레르기 정보가 표시된 medical form과 Epipen을 찾아와 우리 반 cupboard에 보관한다. 미국은 피넛 알레르기 애가 얼마나 많고 심한지 피넛이 직접 들어가지 않았어도 피넛이 포함된 식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같은 생산 라인을 사용해 생산된 과자나, 시리얼 바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있어 정말 아주 예외 사항이 아니면 절대 음식을 나눠 먹지 않는다. 가끔 알레르기 반응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는데 구급차가 오기 전 매뉴얼대로 Epipen을 주사하는 위해 반드시 헉교에 보관해야 한다. 사실 학기 초에 학급 부모님들한테 peanut free zone을 선포하고 알레르기 있는 아이들을 위해 스낵이나 런치를 쌀 때 피넛이나 피넛버터 젤리 샌드위치를 피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이번 여름 summer camp 기간 우리 반에 남동생이 심한 cow's milk protein allergy를 앓는 여자 애가 있었는데 남동생이 얼마나 알레르기가 심한지 모든 스낵, 모든 점심을 일회용 소포장 ready made 음식으로만 구성해서 보내고 음식이 남아도 집으로 절대 돌려보내지 말고 전부 폐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 작년에 우리 반 여자 애는 Dog's Saliva Allergy가 있었는데 학교에서 토요일 있었던 친교모임인 tailgating 하다가 어떤 집 개가 아이를 핥아 Urgent care에 간 적도 있다. 오래전엔 딸기랑 사과 알레르기를 함께 가진 아이가 있어 점심도 맘편히 먹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도 더 골라 들여놓고 시각 자료도 더 많이 만들어 붙이고 걸고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잠시 멍때리며 올해도 같은 Job을 계속 유지할 생각을 해본다. 우리반에선 일주일에 한 번씩 Job 바뀌 주는데 가장 인기 있는 Job은 수요일 딱 한번 학교에 배달된 피자를 같이 먹을 과일과 야채와 함께 픽업해 교실까지 딜리버리 하는 Job이다. 아이들에게 할 일을 부여함으써 세상이 저절로 돌아가는 게 아니란 걸 가르친다. 누군가는 화분에 물을 줘야 하고 누군가는 class pet인 물고기에게 밥을 줘야 하고 누군가는 바닥을 쓸어야 하고 누군가는 밥을 먹고 식탁을 치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경찰이든 청소부던 곤충학자던 의사건 각자 맡은 영역에서 일을 해야 세상이 돌아간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가르치는 것이다. 다만 유태인 학교로서 다른 학교와 다른 점은 이동을 위해 줄을 설때 맨 앞에 서는 lineleader와 줄 맨뒤에 서는 caboose의 Job을 동시에 세우는 일이다. 카부스는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고 따르기엔 힘든 개념이다. 그래서 늘 나도 초반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기 싫다는 애들 때문이다. 하긴 어른들도 꼴찌 같아 싫어할 것 같다. 일등이 중요한 세상에서 줄 맨 끝이라니..... 하지만 유태인의 토라를 읽고 성경을 읽어보면 광야에서 40년을 이동하며 살았던 유대 공동체에서 그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알게 된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