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큰 아이를 외국인 학교에 보낼 땐 충격 그 자체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그런가 보다 하는 게 있다. 바로 아이들 점심 도시락이다. 미국의 가정은 보통 요리를 잘 안 하고 산다. 오븐에 데워 먹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정도의 음식과 샐러드를 먹고 외식을 하고 중학생만 돼도 자신이 알아서 점심 도시락을 싼다. 두 아들들한테 물어본 그 들의 점심 도시락 메뉴는 대충 이렇다. 주스 박스하나나 게토레이 등 이온 음료수에 크래커나 과자 한 봉지 아니면 팝 타르트 등 단 bar 그리고 Gummy, 건강을 좀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과일이나 당근 정도를 조금 도시락에 싼다. 물론 샌드위치도 있다. PB&J, 열이면 여섯일곱 명이 이걸 싸 오고 한두 명이 ham &cheese, 또 한두 명이 크림치즈 베이글, 요리 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음식을 점심으로 싸줄 줄 알았던 나의 상상은 여지없이 깨졌었다. 스낵과 식사의 경계가 식사와 디저트의 경계가 무너진 오늘날의 미국 식탁이다. 우리 프리스쿨도 올해부터 바쁜 엄마 아빠를 위해 아침, 오후 두 번 스낵을 돈을 받고 제공하는데 보통 애플 소스나, 설탕물로 채워진 과일에 골드 피시, 프레즐, 파이럿스 부디, 베지스트로, 그래함 크래커 등을 간식으로 준다.
눈치챗겠지만 따져보면 다 startch 아니면 sugar다. 필요 이상 먹게 되면 glucose spike와 crash의 rollercoster를 타며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들이다. 과일은 설탕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설탕물에 껍질도 없이 먹는 과일은 그냥 설탕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럼 왜 이걸 먹을까? 가게 널린 게 이런 종류니 그렇다.
내가 맡았던 아이들 중 몇 명은 sleeping specialist의사한테 진료를 받으며 melatonin을 복용하는데 주로 잠을 안 자고 성격 엄청 까칠하며 선생님 엄청 힘들게 하는 애들들이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멜라토닌은 한국의 경우 의사 처방이 반드시 있어야 복용할 수 있는 수면 유도제이지만 미국은 grocery shop에 가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식품 보조제 정도의 상품이다. 이를 모르고 잠 못 자는 가족 준다고 한국 방문할 때 열몇 개씩 사갔다가 공항 검색대에서 다 뺏기는 지인들을 여럿 보았다. 난 내분비계 의사도 아니고 registered dietician 도 아니지만 glucose spike가 어떤 건지 개인적으로 너무 잘 안다. 개인적으로 glucose spike and crash 때문에 몇 년 동안 너무 힘들어서 관련 공부도 좀 했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이 설탕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설탕의 역습이다. 우리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sweet 한 친구 설탕과 식품 회사의 음모다.
나는 필요이상의 탄수화물과 설탕 섭취로 잉여 혈당이 온몸에 쌓이며 온갖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안다. 이와 관련해 특히나 미국의 식탁은 최악인 듯하다. 가끔 두 살 세 살짜리 우리 반 아이들이 팝 타르트를 점심이나 간식으로 싸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엄마 손 붙잡고 상담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먼저 그 길을 걸어 봤기 때문에 잘 안다. 이런 식의 아침 점심이 아이의 건강을 얼마나 망치는지. 나도 몰랐었고 애가 좋아하니 그냥 먹였던 것이다. 엄마들도 그러고 있는 거다. 하지만 이로 인한 뇌, 수면, 혈관, 간, 근육, 감정 변화, 노화 속도, 당뇨, 염증, 치매 등의 모든 연쇄 작용을 알게 된 후로는 아이들의 도시락을 살펴보고 먹는 순서를 바꾸거나 몇몇 간식은 그대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팝타르트와 오레오 마시멜로가 보통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일순위 아이템이다. 팝 타르트는 그냥 설탕 케이스다. 간식도 아니고 식사도 아니다. 이건 그냥 살인 무기 수준이다. 왜냐하면 단 음식을 먹게 되면 단 음식으로 인해 뇌에서 분출된 도파민 때문에 더 많은 도파민을 찾아 더 많이 단것을 더 자주 찾게 되는 악순환 이유 때문이다.. 그러니 음모다.
보통은 학부모들이 알아서 과일 야채 단백질 탄수화물을 고려해 도시락을 싸야 한다. 하지만 요리할 필요를 못 느끼는 미국 식문화 때문에 요리된 음식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중학생이 알아서 도시락을 싸는 거다. 중학생이라 해도 학국의 초등 6학년이다. 뭘 알겠는가? grocery애서 산 햄과 치즈 크래커에 자그마한 PB&J샌드위치, 과일, 당근, 우유를 넣어주면 끝이다. 하지만 이걸 다 챙겨 먹는 아이들은 없다. 단맛 나는 것부터 입에 넣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난 야채부터 먼저 먹으라고 시킨다. 그리고 햄과 치즈 크래커를 먹으라고 한다. 다 먹으면 과일을 먹게 한다. 확실히 단 음식만 먹고 점심을 끝내는 아이는 오후에 너무 hyper해지는 걸 느낀다. 그리고 쉽게 지쳐 짜증을 낸다. 글루코스 스파이크 후 크래쉬를 경험하는 거다. 도파민이 또 필요한 거다. 하지만 적당한 야채와 프로틴 등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아이들은 확실히 좀 얌전한 편이다. 글루코스 스파이크를 겪지 않은 거다. 쉽게 지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균형 잡힌 간식과 식사를 하는 아이 %가 많지 않기 때문에 난 아이들이 글루코스 스파이크와 크래쉬로 무드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널뛰는 경험을 줄여보고자 노력한다. 내일은 좀 더 조용한 학교를 꿈꾸며 난 꿈나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