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전 즈음 우리 교회에서 근무하는 유치부 담당 미국인 전도사가 FBI에 의해 현장 체포되었었다. 아동성착취물 사진과 동영상을 소지한 혐의다. 소지한 혐의로 만으로도 5년인가 7년인가 받았는데 처음엔 한국과 다른 높은 형량에 많이 놀랐는데 생각해 보면 사실 한국의 터무니 없는 낮은 처벌에 더 놀랐어야 했었던 거였다. 현재 직접적인 범죄 행동이 없더라도 미래 어느 시점에 아동성착취를 할 가능성이 엄청 높은 잠재 아동 성범죄자이거나 아직 걸리지 않은 아동 성범죄자라는 게 미국 법무부의 시각인 거다. 신학대학교 출신의 전도사가 미국 교회도 아니고 한국 교회에 와서 똥오줌 못 가리는 어린애들을 정말 사랑으로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니 영어 좀 한다는 엄마들은 그분의 손발이 되어 무척이나 열심히 교회일에 매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그 일이 터지자 일시적으로 엄마들은 충격에 빠졌는지 너무 조용해졌고 일부는 구명 운동을 한다고 사인을 받아야 한다고 팔 걷고 나섰었다.
이때 법조계에 계신 분들과 나처럼 교육계에 있는 교인들은 "미친 거 아냐? 구명 운동 할 사람이 없어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한국 교회온 범죄자를 구명하자는 거임?" 했고 정말 순진무구하신 세상이 온통 동화 같은 분들은 "그래도 우리가 믿는 사람인데 우리가 구명 운동 안 하면 누가 하냐?" 했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사실 이런 내용도 미국식 개인정보보호법등에 위배되기 때문에 그랬는지 정확하진 않고 그 후 그 전도사의 결말은 알지 못한다.
학기 초가되면 Do not photo sign form을 보낸다. 즉, 학부모들과의 원활한 통신을 위해 newsletter를 일주일에 한 번씩 내보낼 때 사진도 보내고 동영상도 내보내는데 거기에만 자녀들의 학교에서 활동 순간을 사용할 수 있는지, SNS나 facebook도 올릴 수 있는지, 아니면 아무 곳에서도 사용할 수 없는지에 따라 Level1-3까지 표시한다. Level 3는 아예 사진을 못 찍게 하는 가장 강력한 No의 표시이고 Level 2는 학부모에게 보내는 newsletter 에만 사진을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적 No이고 Level 1은 학교 홍보용으로 SNS나 facebook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Yes의 표시다.
올해 Level 3에 들어간 아이 이름을 확인하니 동료 교사 선생님딸 이름이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불법이민자이었지만 뛰어난 미모 덕분에 멋진 미국 남자와 결혼에 신분도 얻고 아이까지 낳은 선생님의 딸이다. 왜 이 선생님만 유독 아무도 사진 찍지 말라는 Do not photo sign을 했을까? 물론 앞에서 한 미국인 전도사 이야기와 무관하지 않다. 특정 사진을 사회관계망등에 올리면 위치 추적이 되는 가능이 있다. 혹여 어느 부모라도 google photo에 올려진 사진을 임의로 facebook등에 올리면 사진 주인공이 사는 위치가 노출되는 것이다. 이 선생님의 남편은 IT 업체의 보안 기술 전문가다 보니 이런 분야에 전문가다. 그러니 Level 3을 선택한 거다.
미국은 거대한 나라다. 아이를 잃어버리면 못 찾는다고 봐야 한다. 너무 큰 나라이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나라에서 너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너무 다양한 목적으로 들어와 살고 있다.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밖에서도 벌어지지만 학교에서도 벌어진다. 가끔 학기 중간에 어두운 표정의 아이들 몇몇이 전학을 오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프리스쿨에서 아동 학대 성적 학대 등으로 학교는 문을 닫고 관계자들은 경찰의 Investigation을 받고 있어 아이들이 전학오는 것이다. 지난 사 년 동안 두 개 학교가 이리되었으니 비슷한 일들이 얼마나 더 빈번히 일어나는지 짐작이 간다. 이젠 아이들의 아름다운 순간도 맘대로 기록하지 못하는 세대가 왔나 보다. 인증샷도 맘대로 올릴수 없는 미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