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섯 프리스쿨(D18)

자폐 스펙트럼과 청각 장애 신호

by Esther Active 현역

S는 처음부터 한쪽 집게손가락으론 한쪽 귀를 막고 다른 한쪽손으로는 손을 흔들며 간식과 밥을 먹었다. 첫 번째 신호였다. 음식은 언제나 똑같았다. Pringles 감자 칩과 Nilla 계란 과자, 엄마가 PB &J 샌드위치를 옆에 싸줘도 한 번도 먹은 적이 없다. 야채와 과일을 갈아놓은 이유식 pouch 하나, 1년이 넘도록 같은 식을 먹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딱 연상시켰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청각에 문제가 있어 여러 번 수술과 치료 후 거진 2년 만에 청각을 찾았다길래 청각결여로 겪는 일종의 발달 장애를 겪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 어떤 Activity에도 제대로 참여 못하고 친구도 못 만들어 늘 혼자 노는 아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아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다. 그러나 동시에 전문가도 아닌 내가 어린아이를 자폐스펙트럼으로 labeling 해서 상담을 권해보기엔 무리수가 있었다. 한번 social worker obervation 한 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은 후라 더 난감했다. 왜 그들 눈에는 안 보일까? 하긴 짧은 시간 어찌 다 보겠는가? 또 다른 전문가의 obervation이 필요하지만 그전에 더 많은 data를 모아야 했다.


싱크대 앞에서 손 닦기 위해 물을 틀지 못하는 아이들! 두 번째 신호다. 뜨거운 물이 나올까 봐 겁이 나서 물을 못 튼다. 감각이 예민해서 그렇다. PTSD와는 거리가 멀다. 뜨거운 물에 델 뻔 한 아이는 초반엔 망설이지만 이내 극복하여 혼자 물을 틀고 잠글줄 알며 심지어 자신이 할 줄 아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S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되는데 도움도 못 청하고 대게는 예민한 거부 반응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엄청난 짜증, 또는 분노, 울음, 실랑이, 옥신각신. 나는 이런 아이를 매년 1-2명 이상은 꼭 만난다. 작년에도 있었고 올해도 있다. 어떤 부모는 이미 가정에서 겪을 거 다 겪고 학교 가면 좀 달라질까 하고 작은 희망이라도 걸었다가 학교에서 조차 아무 진전이 없으면 바로 받아들인다. 아이가 off 하다는 걸. issue가 있다는 걸. 또 어떤 부모는 집에서 겪을 거 다 겪었지만 그냥 아이가 남들보다 좀 더 까탈스럽고 예민하다 생각하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S의 엄마는 받아들였다. 아빠는 인정하지 못하는 단계이다. 하긴 잦은 출장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데다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잠깐, 주말만 시간을 같이 보내는 아빠와 엄마는 S와 겪어온 시간의 양과 질 결이 너무나 다르다. 아빠를 탓할 수 없다.


화장실에 못 가는 아이들! 세 번째 신호다. 간식과 점심시간 전후로 손 못 씻는 아이들이 비교적 빨리 발견되는 신호라면 화장실 못 가는 두 번째 신호는 좀 더 나중에 발견된다. 간식이랑 점심은 몇 시간 안에 일어나지만 화장실은 경우에 따라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왜 화장실을 못 가느냐? 각 교실마다 화장실이 건물 안 그것도 교실의 또 안쪽에 있으니 환풍기가 소리를 내며 계속 돌아간다. 그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기도 하고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너무 크고 무서워 화장실을 못 간다. 그러니 오줌 누고 손 씻고 오라는 선생님의 지시는 이 아이들에겐 최고조의 거부 반응을 보인다. 떼를 쓰고 울고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난리 난리다. 작년 우리 반 E는 6개월 동안 손 한 번을 제대로 씻기가 어려웠고 화장실은 6개월 동안 한 번도 안 갔다. 아니 못 갔다.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에 자지지게 거부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환풍기 소리를 없애기 위해 불을 끄면 어두워 무섭다고 괴성을 내고 어두움을 쫒기 위해 불을 켜면 환풍기 소리에 귀를 막고 큰 소리를 내며 운다. S는 문을 못 만졌다. 문이 뜨겁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것도 감각이 너무 예민해서 그렇다. 이게 세 번째 싸인이다. E는 전문가의 evaluation을 좀 받아보라는 권유대신 1년을 repeat 하라는 권유에 그냥 학교를 떠났다. S는 waiting list가 길기는 하지만 3개월 후 즈음 전문가의 obsevation을 다시 받아보기로 했다. S 엄마의 슬프고도 지친 모습이 눈에 밟힌다. 부디 좋은 전문가를 만나 잘 치료받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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