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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 프리스쿨(D20)

50 이상 직장맘이 마땅히 뛰어야 할 길

by Esther Active 현역

무심코 지나쳤던 동네마다 우리가 마땅히 뛰었어야 할 길이 있었다.

하루 종일 피곤하고, 기운도 없고, 물만 마셔도 살은 찌고, 그렇다고 개운하게 7시간 정도 깨지않고 잠을 잘 수도 없고, 밥을 먹으면 졸음이 쏟아져 점심을 양껏 먹을 수도 없는 것이 갱년기 직장맘의 하루 컨디션이다. 운동력을 따지자면 한 시간 미만의 걷기는 가능해도 고관절, 무릎관절, 발목 관절이 감당해야 할 무게가 너무 큰 데다 골다공증이 시작되어 이 무게로 달리기는 절대 불가능한 무체력이다. 부상이 두려워 걷기외에는 뛸 엄두조차 못낸다. 그런데 이럴 때 바로 근력운동하고 달리기를 시작하라는 수많은 연구와 연구를 토대로 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이 들어 근력손실이 더 심해진 후에 시작하지 말고 지금 바로 당장 시작하란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동네 뛰기부터 시작하란다.


하지만 모든 직장맘들이 그럿듯 퇴근 후 장보고 식구들 끼니 챙기고 집안정리하고 세탁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다 간다. 자기계발이란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고 노후를 위해 재테크하듯이 근력운동해 둬야 60대 이후 복리로 깎이는 근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데 언제 시간 내서 gym에 가서 근력운동하고 뛸 수 있을까? TV에 나오는 유명인들은 먹는 것도 몸에 좋은 것 일일이 다 요리해 가려 먹고 운동도 gym에 가서 2-3시간씩 매일 하여 몸매도 좋고 피부도 좋더구먼 그게 어찌 가능한 것인지?


크고 멋진 평평대로 는 그저 지나가는 길이었을 뿐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진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은 정해져 있다. 다만 시간당 벌어들이는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leverage를 통해 다른 사람이 내 일을 대신하도록 하고 나한테 가장 중요한 그 일을 내가 직접 하는 그런 부류가 따로 있을 뿐이다. 가령 TV에 나오는 유명인들은 집안 청소, 세탁일 요리등은 가사 도우미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인은 달리기, 근력 운동, 피부 몸매에 집중해 많은 광고, 드라마의 주연, 핫한 영상을 만들어 더 많은 소득을 벌어들이면 이들에게 달리기가, 근력 만들기가, 몸매 가꾸기가, 물광 피부가 바로 재테크인데 이런 일석이조가 어디 있겠는가? 편집된 영상으로 본 이들의 삶은 너무나 근사하고 멋지다. Fashion 잡지에서나 볼법한 멋진 인테리어에 티끌 한 점 없이 깨끗한 그림 같은 집에 사는 모델 같은 식구들이 모여사는 가정. 이들은 우리가 걷는 길과는 다른 멋지고 화려한 길을 빠른 속도로 심지어 뛰어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감히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그러나 그들도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 그들이 달리는 이 길은 잠시 지나쳐 갈 뿐 다른 길로 이어져가고 있으며 그들 대신 미래의 다른 누군가가 걷고 뛰게 될지 모른다고....


50대 평범한 중년 직장맘은 유명인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24시간 주어진 시간은 같아도 단위 시간당 벌어들이는 금액이 leverage 할만한 수준이 아니라 절대 leverage 못한다. 특히나 미국에선 labor charge가 변호사 비용이랑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 청소를 하건, 세탁기를 고치건, 변기를 교체하건, 에어컨을 수리하건, 기본 몇백 불이다. 이렇게 나가는 돈이 많다 보니 알뜰한 분들은 유튜브로 열심히 공부해 스스로 다 고치고 칠하고 설치한다. 우리 preschool 선생님 중에도 페인트칠, 잔디 깎기, 낙엽불기, 자동차 부품 교체하기에 능한 야자 분이 계시다. 이러니 운동할 시간은 더더욱 없다. 설령 굳은 다짐을 하고 gym 등록을 한다 하더라도 며칠 못 가고 돈만 낭비하는 나쁜 습관이 또다시 재발하게 된다. 그래서 돈도 절약하고 운동도 할 겸 멋진 달리기 코스를 찾아 주말을 이용해 한두 번 뛰어보지만 하루 뛰고 며칠을 알아 눕기 일쑤다. 그러니 어찌해야 할까? 맞다. 동네길을 뛰어보아야 한다. 익숙한 길! 늘 있던 길! 그러나 뛰어본 적 없는 길을 동네 어린아이처럼 뛰어보는 거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다시 뛸 수 있을지 무도 모른다. 오늘 내가 아니면 내일 누군가가 뛰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니 마땅히 뛰었어야 할 그 평범한 동네 길을 묵묵히 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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