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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그날(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별 다섯 프리스쿨(D27)

by Esther Active 현역

"또 폭탄인가?" 주차장에 경찰차가 서있다. 건물 안에는 경찰들이 건물을 수색한다. "아! 오늘 4시 15분까지 근무인데.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고 집에 갈까? 폭발음이 터지면 언덕 쪽으로 애들을 대피시켜야 하나 아니면 주차장 쪽으로 대피시켜야 하나? 점심을 바깥에서 사 먹으며 한 시간이라도 건물밖에 나와있을까?" 불과 몇 초 사이에 족히 열개는 되는 시나리오가 머리를 왔다 갔다 한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다짜고짜 물어본다. 이미 등교한 아이 여럿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못 알아듣도록 하는 우리끼리의 언어를 사용한다. 단어를 말하는 대신에 스펠링을 나열한다. " 무슨 일이에요? 왜 C O P S 가 학교에 있어요? 혹시 또 B O M B T H R E A T 가 있었나요?' "아니요" 오늘이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공격하며 시작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사작된 1주년 되는 날이라 혹시 몰라 예방 차원에서 수색을 한다고 설명해 준다. "벌써 이번이 몇 번째 인가?" FBI와 SWAT 팀이 출동하지 않은 것을 보면 폭탄 테러 위협은 없었던 듯 보인다. 작년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시작되고 프로 팔레스타인 시위가 대학가마다 각 도시마다 격렬해졌던 어느 날은 폭탄 테러 이메일이 실제로 왔었고 FBI와 SWAT이 폭탄을 찾아 제거하기 위해 학교와 예배당을 수색했었다. 하지만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날 난 남북한으로 갈라진 나라에 살다가 미국까지 와서 닮은 꼴로 갈라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정중앙에서 살고 있구나 싶었다. 작년 오늘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공격했을 때 언론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중동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었다. 그러나 며칠 전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보니 중동전으로 확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어진 듯하다. 더군다나 이스라엘은 핵보유국이다. 대선을 불과 한 달 정도밖에 안 남긴 미국은 코로나 이후 이어진 경기침체를 타계할 묘책도 허리케인 핼린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복구할 재원도 앞으로 2-3개는 더 있을 초 대형급 허리케인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복구할 재원도 없어 보인다. 물론 두 대선 후보 모두는 중동 전쟁 확산이라는 가능성 앞에서 자국의 이익을 철저히 계산하겠지만 국가적 이익보다는 대선에서 승리가 더 시급할 것이다. 해리스가 되던 트럼프가 되던 전쟁이 확산되지 않았으면 하는 게 바람이지만 역사 속 그날을 보면 늘 누군가에 의해서 지구상 어디에 선가는 전쟁은 지속되어 왔다. 다만 역사 속 오늘이 누구 하나 개인의 야심을 위해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는 거대한 전쟁의 서막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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