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수보다는 질에서 공정함 잃는 분배
이제 갓 양감을 깨우친 어린아이들은 많고 적음에 집중한다. 가령 장난감 지폐 $100짜리 한 장을 $1짜리 스무 개랑 바꾸자고, 이게 더 많다고 하면 금세 바꿔 주기도 하고 철수도 한 장, 영희도 한 장, 기영이도 한 장을 손에 쥐어주면 철수가 $100 한 장을 가졌던, 기영이가 $1 한 장을 가졌던 개의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만일 영희가 $1짜리 다섯 장을 가지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가치, Value라는 개념이 들어오면 많고 적음이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 의미가 없음을 깨우치게 된다. 가령 기영이는 $1짜리 다섯 장을 받았고 영희는 $10짜리 다섯 장을 받았다고 치면 기영이는 왜 나는 이렇게 조금 주냐고 불만을 토로할지 모른다. 특히 거저 받는 것이 아니라 심부름이라도 해주고 받은 대가라면 더더욱 큰 불만을 토로할 것이다. 가치를 깨닫는 순간 공정이란 기준이 무너진다.
얼마 전 아는 지인의 가슴 아픈 이혼 소식을 들었다. 누구는 화폐 가치의 하락이라 하고 누구는 부동산 거품이라 하지만 수십억짜리 거품이 어느 날 펑하고 터지며 눈앞에서 사라진다고 상상해 보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강남의 몇십 억대 가치의 아파트가 하루아침에 채무자에게 넘어갈 상황도 모자라 그로 인해 다른 형제들의 소송으로 또 다른 채무가 파생되었으니 이를 피하기 위한 이혼에 이른 것이다. 사연인 즉, 아주 멀지 않은 과거에 시어머니의 강남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아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 주식 투자를 했다. 그런데 원금은커녕 이자도 못 낼 만큼 손해를 보고 있었고 들통이 날까 봐 말도 못 하고 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상속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니 끙끙 속만 썩던 아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어머니 장례식날 응급실에 실려가는 불상사가 생겼다. 그런데 상태가 심각해지자 주치의는 연명치료 거부 동의서에 싸인을 요구했고 그때서야 진실을 지인에게 털어놓은 거였다. 예전 가치 기준으로 담보 대출을 받았으니 몇억 대출받은 거였고 시나브로 가치가 수십억 대까지 오르리라는 생각을 못했으니 자기가 잃어버린 가치가 몇억인지 몇십억인지 구분 안 되었을 시기가 분명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잃어버린 가치를 깨닫는 순간 보통의 멘탈을 가진 사람은 멘탈이 무너진다. 이 아들은 멘탈이 무너지며 육신을 무너뜨려 버렸다. 그리고 재산 상속 분배라는 문제가 생겼다. 나머지 형제자매에겐 공정한 분배가 이뤄져야 했다. 아픈 시어머니를 오랫동안 보살핀 며느리와 아들의 열심과 노력의 값은 숨겨진 채로.
오늘 아침 성경말씀을 읽다 보니 가나안에 입성한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나님이 땅을 분배하신다. 열두 지파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셨겠지만 인간의 잣대로 보면 분배의 공정함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진다. 어느 지파의 땅 일부 중에는 쓸데없는 땅덩이도 포함되어 있어 가치가 다소 떨어지고, 또 어는 지파 땅 일부에는 항구가 포함되어 있어 무역이 용이해 앞으로의 가치가 더 주목되고 또 어느 지파 땅 일부에는 비옥한 농토가 포함이 되어있어 흉년을 걱정하지 않아 미래 가치보다는 안정성이 주목되고 또 어느 지파는 땅의 지분을 아예 주지 않고 나머지 열한 지파로부터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물이 그들의 몫으로 배분되도록 하였다. 열한 지파가 주지 않으면 이들은 굶어여야 하는 신세다. 누구는 더 주고 누구는 덜 주게 되는 구조이지만 1/10 구조라 하나님 눈에는 이게 공정한 분배이다. 이들의 피와 땀 노력값은 어디에 숨겨져 있으므로 인간의 잣대로는 영원히 공정할 수 없는 분배이다. 현실의 삶에서도 그렇다. 어느 누구는 달란트가 많은 건지, 기회가 많은 건지 다른 어느 누구보다 윌등히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고 살고 다른 어느 누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저 밑바닥 삶에서 벋어나지 못한다. 이들의 기본 값, Value가 처음부터 다르다. 가령 아프리카 어느 누구는 열심히 일해도 먹을 것은 고사하고 타들어가는 더위에 마실물조차 없는 곳에 살고, 두바이의 어느 누구는 나라에 돈이 남아돌아 일하지 않아도 외국인이 대신 일해서 기본 의료 보건 교육등 편의 시설을 누리며 산다. 이런 면에서 나는 아직도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기 못하는 종교인이다. 나는 어쩌면 괘씸죄까지 결려 가중처벌을 당할 죄인일지도 모른다. 태어난 것 하나에 감사하고,=기본값 1, 오늘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고=기본값 1, 그래서 합이 2인 세상의 모든 기본값 2의 이들의 삶과 나의 삶의 배분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