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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죽어 집 후원에 묻었는데 ‘청백’ 운운까지?

by 신형준

학력고사 때 국어 영어를 가장 많이 틀렸습니다. 그저 운이 나빴다고 당시에는 생각했습니다.


1차 시험이 국어 영어 상식으로 이뤄진 언론사 입사도 번번이 미끄러졌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보니, 저의 '타고난 문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렇게, 제 문해력을 지난 몇 년 전부터 의심해 왔습니다. 지난 새벽, 다시 제 문해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문장을 접했습니다.


이긍익이 편찬한 '연려실기술'에서 여말선초 선비 야은 길재의 후손인 길인종에 대한 문장입니다.


연려실기술 사진.jpg 이긍익의 '연려실기술' 중 '길재'의 손자 길인종에 대한 글


아끼던 말이 죽어 자신의 집 후원에 묻은 게 왜 '청백' 운운까지 하며 찬사의 대상이 되는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는 것은 사람들이 ‘척 보면 압니다’ 수준이라는 뜻일 터인데.


인공지능 3개(챗지피티 퍼플렉서티 딥식)에 묻고서야 어렴풋이 알게 됐습니다. (제가 의심이 많아, 현재 수준의 generative A.I.에는 큰 신뢰를 갖지 않습니다.)


진짜로 궁금하여 여쭙습니다. 아끼던 말이 죽었을 때 자신의 집 후원에 묻는 게 저리도 찬사의 대상이 되는 이유를 바로 아시겠는지요. 정말로 궁금합니다.

어쩌면 제가 문해력 측면에서 '경계선 지능'에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요즘 들곤 합니다, 아흑...


#연려실기술 #이긍익 #길재 #길인종 #말의죽음 #김종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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