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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의원 청첩장 사태’를 보면서

-경조사는 알릴 사람에게만 알립시다.

by 신형준

최민희 의원 자제 결혼 때의 축의금 문제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 의원처럼 축의금을 반환한 의원이 어디 있었느냐”며 “죄 없는 자가 돌로 처라”는 성경 구절까지 인용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04820?sid=100


반면, 국회 사무처 직원에게까지 청첩장을 돌린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https://www.chosun.com/politics/assembly/2025/10/28/6AKBV3PYJZCC3GZMANCK6T5X6Y/?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제가 살면서 정말로 잘 했다고 자평하는 몇 가지 중 하나가 결혼식 때 취재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1995년 5월 어느 날 결혼했지요. 당시 저는 정말로 ‘힘이 좋았던’ 언론사의 연극 담당 기자였지요. 하지만 연극인 그 누구에게도 제 결혼식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세금 고지서’ 같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으니까요. 제가 결혼한다는 사실을 제가 소속됐던 언론사 지인으로부터 대략 전해 들은 연극인 윤석화 선생께서도 “청첩장 꼭 줘”라고 하셨지만, 윤 선생님에게조차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좁아서, 제가 근무하던 언론사 간부의 친동생이셨던 연극인 김학철 선생과, 김 선생을 통해 제 결혼식 날짜와 장소를 알게 된 네 분 연극인만이 식장에 오셨습니다.


부조금 받았으면? 예, 뭐 살림에 도움은 됐겠지요. 여전히 풍족하게는 못 살아도, 취재원을 부르지 않았던 것에는 일종의 ‘도덕적 자부심’ 같은 것을 지금도 느끼면서 삽니다.


사람에 따라 생각은 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권력을 쥔 자, 권력에 가까운 자는 항상 행동과 말에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회 사무처 직원이 도대체 최 의원 님 자제 분을 몇 번이나 뵈었다고 결혼식장까지 가야 합니까. 그것, 세금 고지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 나이가 되도록 모르셨어요? 저는 나이 만 30세가 안 됐을 때도 알았는데.


본질적으로 본다면, 우리의 경조사 문화를 이제 진심으로 무겁게 되돌아볼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성찰의 시기가 지나도 한참 지났는지도 모릅니다.


얼굴도 제대로 모르고 통심(通心)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사이라면, 진심 어린 마음의 축하를 건네고 받는 것으로 대신합시다. “이번 경조사에는 얼마를 축의금으로, 혹은 부의금으로 내야 하지” 서로 고민하지 말고요. 얼굴도 모르는데 경조사에 왜 가야 하는 건지요. 우리가 농업공동체 사회를 여전히 사는 것도 아닌데.


참, 죄 없는 자가 최 의원 님을 돌로 치라고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 님이 말씀하셨죠? 예, 돌 좀 주십시오. 제가 돌 던질 테니.


#최민희 #결혼식 #청첩장 #세금고지서 #경조사문화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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