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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형준 Oct 10. 2024

축구 대표팀 경기를 앞둔 어느 팬의 복잡한 심정

 오늘(우리 시간 24년 10월 10일 밤 11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요르단 암만에서 26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펼칩니다. 상대는 요르단.      


우리로서는 2023 아시안 컵에 대한 설욕전입니다. 지난 2월 7일 열린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우리는 요르단에게 농락당하는 수준의 경기를 펼친 끝에 2 대 0으로 졌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면서도 우리나라에 체류한 날짜가 적어서 ‘재택스만’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클린스만은 이 경기로 경질됐지요.      


평소 관중은 야구가 축구를 압도하지만, 대표 팀 경기만큼은 축구 인기가 야구를 압도합니다. 하물며 월드컵 최종 예선이나 다름없는 리그 전이 벌어지는 것이니 더할 나위가 없지요. 게다가 요르단과 우리는 3차 예전 전적이 1승 1무로 승점도 같습니다. 득실에서 밀려서 우리가 2위입니다. 당연히 우리가 이겨야죠.     


한데, 참 기분이 ‘거시기’합니다.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반감 때문입니다.      


지난 9월 5일, 상암구장에서 열렸던 3차 예선 팔레스타인 전 때를 기억하시죠? 관중은 경기 시작 때부터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를 외쳤습니다. 유례없는 일이었습니다. 결과는 0 대 0 무승부였고요.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군들 대한 건아를 응원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축협 회장(우리나라 축협은 ‘가축협회’의 준말이 된 지 오래입니다.)에 대한 반감 때문에 이런 외침마저 터진 것이지요. 이런 외침이 선수들 사기를 ‘올리지 못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죠. 오죽하면 경기 전부터 “상암 구장 관람을 보이콧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팔레스타인 전을 마친 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관람을 보이콧 하는 게 적절했다. 아무리 가축협회가 싫고, 홍명보가 싫어도, 경기장에서 그런 외침을 하면 선수들을 위축시킨다.”는 게 논쟁의 요지였지요.      


하긴, 어느 축구계 종사자조차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까지 이야기하는 마당입니다.      


자, 오늘은 어찌해야 하나요? 다음 두 가지 의견 중 무엇이 옳은 것인가요?     


가축협회와 홍명보가 싫어도 그래도 우리 대표팀이니 응원해야지!     


무신 소리! 이 경기를 지더라도 결국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아시아에서 8.5장이 배정됐고, 최종 조별 예선에서 2위 안에만 들면 무조건 진출이다. 이런 경기는 져도 좋으니, 홍명보와 가축 협회의 명줄을 끊어야 한다.     


자, 무엇이 옳은 것일까요? 옳고 그름이 아닌, 선택의 문제일까요?     


월드컵 최종 예선이나 다름없는 리그 전을 앞두고 이렇게 복잡하고도 착잡한 마음을 가지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추신.      


아시아에는 26 월드컵 진출권이 8.5장이 배정됐습니다. 0.5라는 수치가 조금 헷갈릴 수 있습니다. 부연합니다.     


지금 열리는 예선이 3차 예선입니다. 3개 조 각 6개 팀으로 구성됐습니다. 여기서 홈 어웨이 방식의 리그 전을 통해 각 조 2위에 들면 26 월드컵 본선에 직행합니다. 그럼 아시아 6개 팀이 결정된 것이죠?     

나머지 2.5장은 이렇게 결정됩니다.     


3차 예선에서 각 조 3위와 4위 팀 총 6개 팀을 두 개조로 나눕니다. 이를 4차 예선이라고 합니다. 두 개 조에서 리그 전을 펼쳐서 각 조 1위 팀은 본선에 갑니다. 이러면 8개 팀이 결정됐네요.      


자, 나머지 0.5장의 향배는?     


4차 예선에서 각 조 2위를 한 팀 간에 단두대 매치가 열립니다. 여기서 승자가 ‘아시아 대표’가 돼서, 북중미나 남미, 혹은 오세아니아, 혹은 아프리카 플레이오프 진출 팀과 26 월드컵 진출을 놓고 다시금 단판 승부를 펼칩니다. 어느 대륙과 할지는 미정입니다. 경기는 중립 지대에서 열립니다. 피파에 따르면, 26 월드컵 개최 직전, 월드컵 개최국 중 한 나라에서 열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26 월드컵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공동 주최입니다.


#26월드컵 #대한민국 #요르단 #홍명보 #정몽규 #축구협회 #가축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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