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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by 서은

주전자 하나를 데운다.

내 마음의 불을 켜고,

물을 천천히 끓인다.


미소 한 모금,

눈인사 한 잔,

따뜻한 말 한 스푼.


나는 하루에 다섯 번,


누군가의 컵에

이 물을 따르기로 했다

누군가의 마음에.


그들이 잠시 따뜻해질 때,

내 안의 주전자도

조용히 김을 낸다.




p.s


나는 간호일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불현듯

“서은아, 지금 네가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걸 감사해라.”

이 소리가 내 안에 울려퍼졌다.

순간 멍해졌다.


예전의 나는 친절을 받는 쪽에 가까웠다.

그런대 이제는, 친절을 주는 위치에 있구나.


이것은 단순히 직업을 얻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자리를

하나님이 허락해주신 거였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해주시는 말씀 같았다.

말씀이 하루 종일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받기만 하던 내가 이제는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구나.’

그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하나님이 일깨워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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