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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맡겨진 삶

by 서은

오늘 아침, 십일조에 관한 영상을 보았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원래 우리 것이 아니라고.

그저 잠시 맡겨진 거라고.


길을 걷다 어려운 이웃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얼마나 자주 시선을 피했던가.

바쁘다는 핑계로,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하지만 여유란 무엇인가.

통장 잔고의 문제일까, 아니면 마음의 문제일까.


물질이든 시간이든, 어떤 형태든 좋다.

중요한 것은 나눌 수 있는 마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

내 것이라 여겼던 것들을 기꺼이 내어놓을 수 있는 넉넉함.

그 마음이 진짜 여유가 아닐까.


고백한다.

나는 한동안 십일조를 드리지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엄마 생활비를 드려야 했고, 내 형편도 넉넉하지 않았다.

하지만 핑계였을지도 모른다.


다음 달부터 십일조를 드려야겠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이 주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작은 표시로.


이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다.

내 능력으로 이룬 것도 아니다.

살아 숨 쉬는 이 순간조차 은혜다.


마지막인 것처럼 산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못할 것도, 힘들 것도 없다.


점보다도 작은 존재. 우주 속 먼지 하나.

그런데도 이 작은 존재를 사랑하시고,

돌보시고, 살게 하시는 분.

그 사랑 앞에 나는 다시 겸손해진다.

나눌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임을 알게하신

주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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