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 세 봉지

by 서은

"나 요즘 새우깡이

이상하게 맛있어"


아무 생각 없이

흘린 말.


다음 날,

내 책상 위에,


범죄 현장처럼,


붉은 새우깡

세 봉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묘하게 진지한

이 붉은 봉지가

나에게 말을 건다.


ㅅ ㄹ ㅎ


말없이

툭 던져놓은

짭짤하고 고소한

말 없는 고백.


발음도 필요 없는

완벽한 전달력.




P.S

내가 무심코 흘린 말을

기억했다가

그걸 해주는 사람.


이 짭짤하고 고소한

과자 봉지 하나가

나에게 중요한 사실을

조용히 가르쳐준다.


사랑이라는 건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책상 위에

말없이 놓인

새우깡 세 봉지

같은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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