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를 읽고,
인간이 끝내 이기지 못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죽음, 죄, 그리고 시간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루고, 소유해도
이 세 가지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인간의 이성과 노력, 의지와 성취는
이 한계 앞에서 늘 멈춰 선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모두 이긴 존재가 단 한 분 있었다.
예수님이다.
예수님은 죽음을 부활로 이기셨고,
죄 없으신 분이 십자가에서 대속하심으로 죄를 이기셨다.
또한 시간에 매이지 않는 영원의 존재로서
시간을 초월하신 분이다.
『메멘토 모리』는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삶의 끝을 기억하며
오늘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다.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삶이 있으며,
천국은 먼 미래의 공간이 아니라
이미 지금, 이 자리에서,
시작될 수 있는 삶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가장 기억에 남은 키워드는
‘선한 사마리아인 정신’이었다.
교회를 다니지만 바리새인처럼 위선적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 중
누가 진짜 천국에 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믿는다는 고백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묻게 했다.
그 순간,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야고보서의 말씀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신앙은 입술의 고백이 아니라
삶에서 드러나는 태도라는 사실을
이 책은 분명히 일깨워 주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통찰은
“천국은 죽어서 가는 장소만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삶의 방식”이라는 관점이다.
우리는 흔히 천국을 먼 미래의 공간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말한다.
지금 내가 숨 쉬고, 걷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이 순간 자체가
이미 기적이라고.
평범한 일상,
아무 일 없는 하루,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은
이미 기적 속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기적 한가운데 살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쉽게 잊은 채 살아간다.
이어령 작가님은 이 세상을
“지옥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갈등과 상처, 다툼과 고통이 끊이지 않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도
의미를 만들어가며 살아갈 수 있을 때
그곳이 천국이라고 하셨다.
서로 음식을 나누고,
삶을 나누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선택.
그 선택들이 모여
이 땅에서도 천국 같은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내 인생의 두 키워드를 얻게 되었다.
선한 사마리아인 정신,
그리고 지금 살아가는 태도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단순히 믿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삶으로 함께 걷는 일이다.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며,
사랑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택하는 삶.
그 길 안에야말로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과 은혜가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그것이 곧 예수의 정신이며,
선한 사마리아인의 삶이라는 생각이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았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말하는 책이지만,
내게는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