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보여주신 '나의 의자'
한겨울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집에서 먼 곳까지 가야 해서 늘 일찍 출발하곤 했다.
그날도 예상보다 훨씬 일찍 도착해 버렸다.
삼십 분, 아니 거의 사십 분이나 남아 있었다.
어디 들어가서 기다리기엔 커피 한 잔 값이 아까웠다.
한 시간 일해도 얼마 벌지 못하던 때였으니까.
결국 늘 그랬듯 지하철 화장실로 들어갔다.
밖은 차갑고, 대합실 의자는 오래 앉아 있기엔 너무 추웠다.
변기 뚜껑을 내리고 앉아 책을 펼쳤다.
회색 타일, 형광등 불빛, 겨울의 냉기.
그곳은 지극히 초라하고 현실적인 공간이었다.
그때였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머릿속에 선명한 장면 하나가 '보여졌다'.
상상이 아니었다.
눈앞에 실재하는 것처럼 생생한 환상이었다.
처음 겪는 감각이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 의자.
전체가 순금으로 된 그 의자에
이름 모를 보석들이 빛을 반사하며 눈부시게 반짝였다.
빛은 따뜻했고, 성스러웠고,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황홀했다.
내가 앉아 있는 회색 화장실과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그때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이 또렷하게 들렸다.
"지금은 비록 화장실 변기에 앉아 책을 읽고 있지만,
천국에 너를 위한 이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
그 무렵 나는
모든 일상이 온통 하나님 생각으로 가득했다.
찬양만 들어도 눈물이 났고,
말씀 읽는 시간이 기뻤고,
기도를 하면 1시간이 10분 같았다.
하나님만 생각하면 가슴 설레고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
.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서
틈만 나면 신앙 서적을 탐독하던 그 시절 나에게,
하나님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의 소망을 보여주셨다.
그 후로 1년 남짓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나님과 동행했다.
물질적으로는 넉넉하지 못했지만,
마음만은 그 황금 의자처럼 풍요로웠다.
차가운 겨울 아침의 지하철 화장실과 눈부신 보석 의자.
그 강렬한 대비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내 마음에 선명히 남아있다.
나는 혼자가 아니며,
나를 위한 찬란한 자리가 예비되어 있다는 약속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