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왜 멀리서도 포근했을까

사랑의 오두막

by 서은

노을빛 동산

어느 날 , 꿈속에서 나는 낯선 숲속에 서 있었다.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눈앞에 완만한 언덕들이 이어진 동산이 보였고,

나는 무엇에 이끌리듯 그 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오르막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숨이 차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초대를 받은 사람처럼,

나의 발걸음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온 세상이 황홀한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붉은색과 주황색이 부드럽게 섞인 그 색감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가족들이 모여 저녁을 준비하는

7~8시 무렵의 평안함을 닮아 있었다.


산과 나무, 공기마저도 그 따스한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언덕을 하나 더 넘었을 때

멀리 작은 오두막 하나가 보였다.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6e9ff2fb-e5eb-4bfe-9c92-98cd5fbb9132.png


작고 초라한 오두막이지만 그 집 안에는 따뜻함이 있고,

사랑이 집 밖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걸 멀리서 바라보는 내가 느낄수 있었다.

사랑의 오두막이었다.


오두막 앞에는 작은 호수가 있었다.

주변에는 다람쥐 같은 작은 동물들이 뛰어다녔다.

모든 것이 포근했고, 고요했고, 따뜻했다.

낯선 숲속이지만 그어떤 위협적인 요소도 없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포근했고

그속에 내가 존재하고 있어서 행복했다.

나는 그 동산 위에 서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꿈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설명도, 고민도 필요 없었다.

단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천국이다.’


image.png


꿈에서 나는 그 집 안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문을 열어 보지도 않았고,

누가 사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아, 저 집은 따뜻한 집이구나.

낯선 사람이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그 안의 온기가 느껴지는 집.


문득 생각했다.

집이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이 집을 따뜻하게 만든다고.


그래서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내 삶은 지금,

누군가가 멀리서 바라볼 때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느껴질까.


천국 오두막에서 보았던 그 눈부신 온기를

내 삶의 온도로 삼고 싶다.


1c319292-b63c-4804-af28-0127c487d4cc.png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