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한국사 : 고려편』을 읽고

현편의 영화같은 고려사

by 서은

윌라 오디오북으로 고려사를 들었다.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워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하며 듣게 됐다.


왕건, 강감찬, 천추태후, 기황후,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 신돈 이야기까지 모두 인상깊었지만,

그중에서도 앞으로 살아가며 배울 점이 많다고 느낀 두 사람,

왕건과 강감찬 이야기를 남겨보려 한다.



왕건 _ 적까지 아군으로 만든 통합의 기술

왕건은 왕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반역한 사람도 죽이지 않고,

신라 경순왕이 항복했을 때조차 죽이지 않고

관직을 맡겨 지방을 다스리게 했다.


자객이 들었을 때도 당황하기보다

호통을 쳐 도망가게 했다는 일화까지 있으니,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대부분의 왕이라면 피의 숙청을 떠올렸을 텐데,

관용으로 정치를 했다는 점이 당시 기준으로도 특별한 리더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포용력과 관용,

그리고 담대한 성격,

이 부분은 특히 배울 점이라고 느꼈다.


왕건의 결혼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부인이 스물아홉 명이었는데

궁중 암투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의외였다.


왕건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비교적 평온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왕위 다툼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왕건 개인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 느껴졌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각 가문과 세력은 야심을 숨기고 있었을 텐데,

그 균형을 유지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고려와 조선의 정치 구조가 달랐다.

조선 시대는 왕비가 권력의 핵심 자리였다면,

고려 초기의 왕비는 정치적 동맹의 의미가 컸다.


왕비 한 명 뒤에는 하나의 가문과 지역 세력이 연결되어 있었고,

그 관계망을 통해 나라를 안정시켰다.

왕건의 결혼은 외교였다.


왕건 이야기를 통해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많은 사람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그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일 텐데,

왕건은 관계를 만들고 살아 있는 동안 그 균형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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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 _ 고려를 살린 전략가

강감찬 하면 자연스럽게 귀주대첩이 떠오른다.

그래서 당연히 무신일거라 생각했지만,

그는 장수가 아닌 문신이었다.

강감찬은 무력이 아니라 지략으로 전쟁을 끝낸 전략가였다.


당시 고려는 거란과의 전쟁으로

이미 국력이 크게 소모된 상태였다.

전쟁이 한 번 더 벌어지면

나라가 무너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그런데 거란의 10만 대군이 다시 침입했다.

나라가 무너질수도 있는 순간,

무신이 아닌 문신이

적군을 전멸시키는 승리를 거두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강감찬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이길 판’을 만들고 있었다.


거란군이 압록강을 건널 때를 대비해

상류의 물을 미리 막아 두었다가,

적이 건너는 순간 둑을 터뜨려 큰 피해와 혼란을 주었다.


이후 일부러 후퇴하며 시간을 끌었고,

보급이 끊겨 식량이 부족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결국 지쳐 돌아가던 거란군을 귀주에서 총공격해 승리를 거두었다.


강감찬의 외모 기록도 흥미롭다.

역사서에는 외모가 거의 기록되지 않는데,

기록이 남는 경우는 매우 잘생겼거나 매우 못생겼을 때라고 한다.


강감찬은 키가 작고 외모도 평범 이하였다고 전해지는데,

그럼에도 기록이 남은 이유는 외모와 대비되는

압도적인 업적 때문이라고 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뒤의 태도 역시 인상적이다.

큰 공을 세웠음에도 자랑하지 않았고,

권력에 대한 욕심 없이 조용히 물러났다.

승리 이후의 태도까지 배울 점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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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을 통해 내가 배울 점

적을 제거 대상이 아니라 잠재적 동료로 본다.

갈등에서 승리보다 관계 유지를 우선한다.

감정보다 구조와 제도로 문제를 해결한다.


상대의 자존심과 체면을 의도적으로 지켜준다.

단기 이익보다 장기 안정을 먼저 생각한다.

처벌보다 역할과 책임 부여를 선택한다.


실수보다 충성과 가능성을 본다.

권력을 과시하기보다 신뢰를 쌓는다.

문제 발생 후 대응보다 예방 시스템을 만든다.

“이길까?”보다 “함께 갈 수 있을까?”를 먼저 묻는다



강감찬을 통해 내가 배울 점

‘미리 이길 구조를 만든다?’

나는 이 방법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성공 확률을 높일 환경부터 만든다.

문제가 생기자마자 달려들기보다 준비 시간을 확보한다.

중요한 일일수록 조급함을 줄이고 설계를 먼저 한다.


위기일수록 침착함을 유지하고, 급할수록 속도를 늦춰 판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무작정 노력하기보다 타이밍을 판단하는 능력을 기른다.


빨리 끝내는 것보다 제대로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과를 과시하지 않는 겸손함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