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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포도 Aug 11. 2022

남편을 믿지 마세요

이상한 시어머니와 잘 싸우는 법!

얼마 전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봤다. 결혼한 지 6년째에 접어드는 데도 여전히 시어머니의 간섭이 심하다는 며느리의 고충이 가득 담긴 글이었다. 글 속 시어머니는 아들의 속옷 디자인을 신경 쓰는가 하면, 손주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받기를 바랐다. 관심을 넘어 집착 수준으로 보였다.      


지난 글에서 나는 ‘시어머니도 엄마다’라고 말했다. 내가 우리 엄마를 좋아하는 것처럼 남편도 자기 엄마(시어머니)를 좋아할 것이고, 시어머니를 '남편을 낳아준 남편의 엄마'라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런데, 암만 남편의 엄마를 공경하고자 해도! 도저히 납득되어지지 않는 시어머니도 있다. 딸도 못하는 효도를 며느리에게 강요하거나, 엄연히 가정이 있는 남편을 여전히 아기 취급하거나, 부부생활에 사사건건 간섭해 부부싸움을 유발하는 시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왕왕 들려오고 있다. 말만 들어도 정말 힘든데, 이 모든 행위의 주동자가 시아버지라면 더,더,더 힘들다.     


종종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상담해오는 지인들이 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댁, 결혼한 지 한~참 지난 구댁을 가리지 않는다. ‘며느리’는 항상 '시댁'이 고민이라는 뜻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조언해왔다.      


절대 남편에게 알리지 말라! 시댁과의 관계는 내 손에 달려있다!라고.     


시부모님의 잘잘못을 남편에게 알려봤자 소용없다. 내 말이 맞다고, 시부모님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백번을 말해봐라. 내 말을 들어줄 남편이었다면 애초에 시부모님과 갈등 자체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남편이 해결사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남편의 '남의 편'이다.     


 



본격적으로 내 이야기를 해보겠다. 신혼 초였는데, 한창 모든 일에 열정이 넘쳤던 나는 시댁과의 갈등에서도 정열적이었다. 시어머니에게 서운한 감정이 생길 때마다 남편을 거치지 않고 시어머니에게도 직진해왔다.  시어머니에게 서운한 점을 말씀드릴 테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통보한 후 장문의 메시지를 토해냈었다. 아니, '선 카톡 후 통보'가 더 맞는 말이다. 하하.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이나 시어머니나 꽤나 당황스러웠을 게다. 나는 참 당돌한 며느리였다.      


‘어머니, 지난 주말에 어머니가 왔다 가시면서 저희 집 냉장고를 이리저리 살펴보신 게 제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머니가 걱정하시는 마음은 너무 잘 알지만.. 저희 집 냉장고는 저한테 맡겨주세요.’     


오래전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이런 카톡이었던 것 같다. 센 척은 했지만 나도 꽤 긴장했었나 보다. 그날의 내 모습이 기억 속에 또렷하게 남아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했고, 최대한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애썼다. 다행인 건, 내 카톡을 받은 어머니가 많이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다는 거다.      


시어머니가 이상한지, 안 이상한지는 결혼해보지 않는 이상 잘 모른다. (물론 결혼 전부터 삐그덕 거리는 고부도 있다.) 만약 당신이 이상한 시어머니를 만났다면, 한 번쯤은 당돌한 며느리가 되어보길 바란다. 그다음은, 그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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