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야!! 잡아라~~~~
사진사가 선우야 외치면, 우리 모두 잡아라~~~ 외칩니다.
잘 차려진 상을 내려 보더니 선우는 청진기를 잡았네요. 모두 환호하며 박수칩니다.
“그래 아픈 사람 잘 치료하는 선우가 되거라”
지난 주말 한바탕 집안 행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첫 손자의 첫 돌입니다.
코로나 여파에 태어날 때는 엄마, 아빠와 셋이 지낸 날이라면, 첫 생일에는 11명의 식구들이 축하하며 함께했습니다.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선우는 그날 매우 기분 좋게 웃으며, 이 사람 저 사람 사랑 듬뿍 받았네요. 첫 돌 상을 보자마자 대추를 탐내며 손에 꼭 쥐고 있었답니다. 선우 엄마도 첫 돌상에서 대추를 잡았는데 말입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무탈하게 1년을 잘 지냈다고 축하하는 자리에는 돌잡이가 진행된다. 선우 돌을 계기로 돌잡이 상에 놓인 물건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 타래실 , 국수 : 무병장수한다. 요즘은 은근슬쩍 공무원이 된다고 바꾸기도 한다.
✥ 대추 : 자손이 번성한다.
✥ 쌀 : 유복한 재산가가 된다.
✥ 돈, 엽전 : 부를 많이 모은다. 외화는 외화벌이를 잘 한다고 한다.
✥ 활 : 무인이 된다.
✥ 자, 바늘 :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된다.
✥ 책, 붓, 종이 : 문장가가 되거나 공부를 잘한다.
✥ 청진기 : 의료인이 된다.
✥ 마이크 : 연예인, 방송계
✥ 법봉 : 법조인
이외에도 원하는 물건들을 놓아서 돌잡이를 진행하기도 한다.
돌상의 꽃은 돌잡이 인데, 큰애는 대추, 둘째는 연필, 셋째도 연필을 잡았었는데 추억들이 새록새록 했습니다.
돌상 차림도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 돌잔치의 기록은 <국조보감>과 <지붕유설>에 있다. 이로 미루어 보아 돌잔치는 조선시대부터 행해졌음을 추측할 수 있다.
백설기는 깨끗하고 순순한 정신을 뜻한다. 송편은 배가 볼록 나와 속이 찬 것 같은 모양이므로 배부르게 식복이 있으라는 뜻으로 놓는다. 수수경단은 붉은 빛으로 액운을 면하라는 뜻이 있다. 대추와 각색 과일은 열매를 맺듯이 자손이 번영하라고 축복하는 뜻으로 놓는다. 나도 우리아이들 10살 될 때 까지 수수경단과 바람떡을 차려 주었다. 넘어지지 말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잔칫상은 둥근 상을 사용하여 보행이 온전하지 못한 아기가 다니면서 모서리에 부딪칠 염려가 없도록 하였고, 음식은 소담스럽게 담는다.
돌잔치가 끝나 뒤 돌쟁이는 돌떡을 돌린다. 돌떡을 받은 사람은 돌떡 담아온 그릇에 축하하며 실이나 옷, 돈, 반지, 수저 등을 담아 아기의 장래를 위한 부귀장수를 빌어준다.
이렇게 우리는 한 아이의 생명을 참 소중하게 여기며, 오래도록 건강하게 잘 살아가도록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선우는 아직 걷지는 않는다. 이제 벌떡 일어날 수는 있으나, 이내 웃으며 바로 앉는다. 지난 무더운 여름을 우리와 몇 달 지내며 친밀감을 더 깊이 쌓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선우가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