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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마음 Mar 02. 2024

졸업식날엔 찹스테이크지~

아직 바람이 차갑게 부는 아침입니다.

뽀얗게 화장하고 머리는 고데기로 빙그그르르 돌려 굽실굽실 한 컬을 만들며 분주한 시간이다.

직접 준비한 원피스 입고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몸을 돌려 옷맵시 확인한다. 높은 하이힐도 하나 장만 했다. 처음 신어보는 굽 높은 신발이 불편할 수도 있는데 옷과 잘 어울린다. 갓 지은 밥과 뜨끈한 된장국으로 밥상 차려놓고, 나는 옆에서 치장하는 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참 기특하고 언제 저렇게 훌쩍 자랐는지 뿌듯함이 그득했다. 동시에 드는 생각은 이제 나의 기본적인 의무는 끝이 나는구나!!. 가장으로 아이들 교육시킨다고 힘들었을 남편에게도 참 고생이 많았다고 말을 건네면서 얼굴을 마주 보게 되었다. 평소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남편도 “그러게 이제 공부는 끝났네!”라며 미소 짓는다.  

    

아이 셋 동시에 학교 다니고, 학원 다닐 때 교육비 지출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래서 막내는 혜택이 적었던 건 사실이다.

그 부분이 미안할 때가 많이 있었다. 그 시절을 떠올려 보면 영어학원 교육비에 부담이 가장 컸는데 원하는 영어학원을 보내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또 마음이 찡했던 부분은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로 고3시절이다. 피곤해하는 몸으로 아침에 가방을 메고 학교 가는 뒷모습이 어찌나 짠하게 느껴지는지! 큰 아이에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들었다. 안아주고 뽀뽀해 줘도 뒷모습이 짠했던 건 내가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막내의 뒷모습을 보게 되어서 일 거다. 아마 그런 뒷모습을 나는 계속 기억을 하겠지...

     

그런 짠한 감정을 가지게 한 아이가 오늘 졸업을 한다고 하니 속이 시원하면서도 아쉬움이다. 온 가족이 나갈 채비에 한참이다. 각자 생활하고 있는 곳에서 졸업식 참석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문자가 날아오른다. 졸업식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출발~~~~~~~~~     


학교에 들어서니 가족단위로 차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오랜만에 보는 왠지 낯선 풍경처럼 다가왔다. 익숙했을 풍경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졸업식 마치고 마련된 포토존에서 찰칵찰칵!!! 며칠간 뿌옇던 하늘이 오늘은 막둥이 졸업을 축하라도 해주듯이 파란 하늘 배경을 선물해 줘서 예쁜 모습 많이 남겼다. 엄마 아빠도 애썼다고 학사모 쓰고 한 컷씩!! “그간 공부한다고 애썼다 막내야!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가거라~” 

졸업식엔 꽃길이 펼쳐지라고 꽃으로 축하를 많이 해왔었고 , 우리도 꽃다발을 준비했다. 많은 축하 꽃다발 속에 유난히 초록초록한 채소바구니를 보고 “와우” 감탄하며 한바탕 웃었다.. 신박한 아이디어에 엄지 척!!. 싱싱한 야채들이 예쁜 바구니로 탄생을 하다니... 화분 속 전단지로 감싼 야채들... 버릴 것이 없는 채소바구니~ 요즘 환경 생각해서 쓰레기 줄여야는데 너무 고마운 선물이다.

야채 바구니를 보고 난 바로 떠오른 음식이 있으니,,,, 색 고운 야채를 넣은 찹스테이크 하면 좋은 기억에 남는 졸업선물 음식이 되겠구나!!!!  야채 즐기지 않지만 선물 받은 야채와 좋아하는 고기가 있는 찹스테이크 먹으면서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자. 이렇게 나는 오늘도 막내와 추억을 또 하나 쌓아간다. 


막둥이 졸업 축하한다 엄마에게는 언제나 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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