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작업실 건물주에게 문자가 왔다. 외부 공사가 있으니 좀 시끄러울 수 있다고. 다행히 오전에 두세 시간 정도면 끝날 수 있다고 해서 느긋한 맘으로 오후에 작업실 오니 웬걸 여전히 공사중이다. 시끄러운 걸 못 견디는 성격이라 어떡할까 잠시 고민. 다시 집에 갈 수도 없고 마침 잘 됐다 싶어 화구를 챙겨 두번째 은지화 어반 스케치를 나섰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대학로로 직행. 자리를 펴고 앉으니 머리 위로 구름이 몰려든다. 비오기 전에 후딱 그리려고 초집중 하다보니 1시간이 후딱 지난다. 그림에 몰두하는 동안 잠시 무념무상에 들었다. 무념무상ᆢ 이거 해탈의 경지 아닌가? 잠시 이승을 떠났다 온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