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기 시인의 낙화 중 한 구절인데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또한 언제 붓을 멈춰야 할지 아는 사람이라고 해요. 더 잘 그리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자꾸 덧칠하다 보면 더 좋아지는 게 아니라 결국 그림을 망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책읽는 서울광장>이란 행사를 진행하는 지인이 있는데요. 은지화 어반 스케치를 할 거면 여기서 하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오랜만에 시청 앞 광장을 다녀왔어요. 생각보다 그림이 잘 나왔네요. 현장 스케치를 미치고 밑작업을 한 뒤에 색을 입힐 생각이었는데요. 여기서 그만 그쳐야겠어요. 좀 아쉬운 듯 하지만 그 아쉬움조차 완성의 한 부분일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