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중국집 이야기

by 그림 자객

사는 곳 가까이 '00'이란 중국집이 있다. 여기 짜장면이 꽤 유명하다. 화교가 하는 곳이라 직원들끼리는 중국말을 쓴다.


얼마 전 친구가 짜장면을 먹고 싶다 하여 모처럼 갔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한쪽 벽면에 못보던 그림이 눈에 띈다. 잉어가 그려져 있고 위쪽에 '년년유여(年年有餘)'란 한자가 써 있다. 주인장에게 물으니 중국 사는 친척이 가져온 선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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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속으로 그림의 뜻을 되새기는데 친구놈이 불쑥 말한다.

"야, 너가 본다고 뭘 아냐? 아, 아니지ᆢ 참, 너 그림 좀 그린다며ᆢ저게 뭔지 알면 설명 좀 해 봐라!"

"내가 뭘ᆢ 나도 잘 몰라!"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긴가민가한 것은 모르는 거나 마찬가지라 주인장을 쳐다봤다. 주인장 역시 대답이 시원찮다.

"글세요. 뭐라더라, 이걸 걸어놓으면 돈 많이 번다던데 뭔지 저도 잘ᆢ."

그 말을 듣고 짐작되는 바가 있어 나름의 어설픈 해석을 늘어놓았다.

"음ᆢ 제가 추정하기로는요. 저건 읽어야 되는 그림인데요. 물고기는 한자로 '어(魚)'인데 중국에서는 '남을 여(餘)'자와 읽는 발음이 같거든요. 맞죠?"

주인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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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바로 해석이 되네요. 년년(年年)은 '해마다' 혹은 '해가 갈수록'으로 해석하면 되고요. 유여(有餘)는 '남는 것이 있다'니까 수익을 많이 남기라는 뜻이죠. 결론적으로 말해 해마다 장사 잘해서 수익을 많이 남겨 부자가 되라, 뭐 그런 뜻으로 저 그림을 선물한 거 같은데요. 물론 이게 백프로 맞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요."


주인장이 갑자기 박수를 치며 '맞다맞다' 하고 얼굴에 희색이 만면하다. 기분이 좋았는지 주인장이 극구 사양하는 바람에 그 날 먹은 음식값은 공짜였다. 서푼어치도 안되는 얄팍한 지식을 알량하게 써먹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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