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 자객 Jun 16. 2024

초현실주의 유전자

장세현 은지화 작품

르네 마그리트와 살바도르 달리. 초현실주의 거장으로 꼽히는 두 화가다. 똑같은 사조적 범주로 묶이지만 표현방식은 다르다. 마그리트가 즐겨쓰는 몽타주 기법은 색다른 이미지의 충돌에서 파생된 생경함으로 감성적 울림을 극대화시킨다. 반면에 달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기반한 무의식의 세계를 기괴한 이미지로 범람시켜 관람객의 시선을 매료시킨다. 이처럼 난해한 혼돈이 빚어낸 신선한 충격이 초현실주의 미학의 핵심인지도 모른다.


결이 조금은 다르지만 내 작품 속에도 초현실주의 유전자를 가진 작품이 적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을 것이다. 좀 다른 게 있다면 난해함을 덜어냈다는 것이다. 지나친 난해는 무책임이며 관람객에 대한 무례일 뿐만 아니라 피로감을 증가시킨다. 심지어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림을 잘 모른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없다. 더러 화가조차도 자신이 뭘 그렸는지 설명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니 난해한 작품을 이해 못하는 건 관람객의 잘못이 아니다. 순전히 화가의 잘못이다. 난해하더라도 신선한 충격을 주는 정도면 괜찮다. 충분한 개연성이 있는 난해, 저마다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난해는 긴장감을 높여서 감상의 재미를 더한다. 물론 이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기발한 이미지로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건 매우 짜릿하고 신나는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다양한 나무 이미지의 창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