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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 자객 Jul 20. 2024

모나리자

풍자 혹은 해학

우연히 얻은 명화 짤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시 한편. 예나 지금이나 백성이 난세를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길은 풍자나 해학, 익살이 아닐까요. 머 그냥 개그 콘서트 보듯이 한번 웃으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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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그녀의 입가에서 설핏 빠져나온 미소가 데굴데굴 바닥을 굴렀다 탐이 난 여자는 얼른 주워 시치미를 뗐다


미소를 들고 간 곳은 성형외과였다 헐거운 데는 나사

로 조이고 넘치는 데는 절삭기로 자르고 모자란 데는 보형물로 채우고 거친 데는 그라인더로 깎아 여자의 입가에 미소를 용접했다


빛이있으라하니빛이생겼고보시기에좋았더라!


명자 신자였던 여자는 건자 희자가 되었다 가공된 미

소는 구미호처럼 재주를 넘었다 똥 싼 바지를 홀리고 세상의 간을 빼먹었다


내 미소 내놔! 내 미소 내놔!

미소를 잃고 합죽이가 된 모나리자가 상륙해 처녀귀신마냥 울부짖었다


사건번호 133호는 ‘모나리자 미소 조작 사건’이 되었다 조작된 미소가 턱에 붙어 대롱거렸지만 눈 뜬 장님이었다


뻔뻔한 미소는 아귀가 맞지 않아 자주 덜렁거렸다 조

신한 사과와 반성을 연기할 때도 가련한 빈곤 포르노를 연출할 때도 슬며시 삐져나와 입가로 미끄러졌다


가짜 미소에 홀린 아수라판의 세상

모나리자는 실성한 사람처럼 헤매며 예수의 십자가 유언을 거리마다 게워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쥴리 쥴리 라마 사박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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