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지의 공간인지 문이 하나 있다. 문앞에는 풀이 무성하다.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저런 그림을 그리고 왜 하필이면 새문도 아닌 낡은 문이라 제목을 붙였을까. 자신이 서 있는 곳이 낡은 문 안의 공간이라 여겼던 것일까?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화면 속 공간은 오히려 닫힌 공간이 아니었을까? 저 낡은 문을 열고 나가 새로운 세계를 탐닉하고 싶었던 것일까? 화가가 마음 속으로 품은 문밖의 세계가 궁금해진다. 누구나 낡은 문 속에 갇힌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낡은 문에 가둔 건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문을 열 수 있는 것 또한 자기 자신이다. 너무 오래 갇힌 사람은 혼자서는 그 문을 열 힘도 용기도 상실해버릴 수 있다. 너무 늦지 않게 낡은 문밖의 세계로 나가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기를, 그것이 어렵다면 살짝 문틈이라도 벌여서 가늘게 새어들어오는 햇살 한줌에 눅눅해진 마음을 말려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