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림에서 물고기는 다양한 의미를 띤다. 그 중에서 특히 물고기 세 마리는 글공부와 관련이 있다.
민화 <삼여도>
그림을 보면 커다란 물고기 세 마리가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물고기를 얼마나 크게 그렸던지 두루미보다 훨씬 크고, 소나무 둥치보다도 몸통이 굵다. 뿐만 아니라 물고기가 마치 산기슭의 허공 위를 헤엄치는 듯한 모습이다. 이런 괴상한 그림이 선비들의 학문하는 자세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물고기 세 마리를 한자로 표기하면 ‘석 삼(三)’ 자, ‘물고기 어(魚)’ 자를 써서 ‘삼어’가 된다. 그런데 어(魚)는 중국에서 ‘남을 여(餘)’ 자와 읽는 발음이 같다. 이 때문에 이 그림을 읽을 때는 ‘삼여(三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