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어쩌면, 너는 나의 정체성.

정령을 믿으십니까?

by 재섭이네수산

-운명의 서막-


나는 "쎄하면 맞는거다!" 라는 말 맞다고 생각해. 제6감 즉 직감은 과학이다 믿거든. 특히 여자 것은 고퀄리티.

아침에 눈을 떴는데 느닷없이 바지락 미역국 냄새가 난다?

천천히 달력을 보니 내 생일이었어. 아 범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 온다 온다~ 온 방에 바지락 미역국 향이 퍼져나가며 너 생일 너 생일 그러고 있었을 뿐인데, 왜엔지 나는 눈알이 땡그래지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쭈뼛서는듯한 느낌이 들었거든. 이 느낌 무얼까?

그러다 이내 무릎을 탁치며 깨달아 버렸어.

'이것이 수료증이라는 것이구나.'

약간의 전율같은 것이 내 정수리로 와서 띡 박히더니, 귀 뒤로 목 뒤로 척추뼈로 엉치뼈로 골반뼈로 무릎뼈로 복숭아뼈로 흘러내려가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느꼈을 때, 마침내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안도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단다.


금방 너 속으로 '이 글 왜 이래?' 그랬을 것 같은데, 맞아? ^^


-이상한 기운-


분명, 오늘은 아침부터 이상했어.

1. 여러 개의 알람 중에 첫번째 알람이 울렸을 때 눈을 떴다는 것.

2. 무엇엔가 걸려 넘어져야 정상일 아침이 아무런 사고 없이 조용하다는 것.

3.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내'가 푹 젖은 솜옷을 입고 내 어깨에 턱 타고 있듯 무겁디 무거워야 하는데, 이상하게 벌떡 푹푹 일어나지고, 초등학교 이후에 내뱉어본 적 없는 단어 사뿐사뿐을 시연하며 걸어다니고 있다는 것.

4. 못 생긴 얼굴 누가 알아보기라도 할까봐 잔뜩 일그러뜨리고 죽상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누군가의 조종을 받고 있기나 한 듯 "스마일~" 하고 있다는 것.

5. 짜증으로 들끓는 지옥 같던 아침이 호랑이와 사슴이 어울려 풀을 뜯고 놀고 있을법한 평온한 초원을 연상케 한다는 것은 이상함을 넘어 괴.랄.하.다.

그리고 이 긍정적임이 불.안.하.다.


이렇게 긍정적인 아침을 맞이하자 나는 문득 어른이 된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나쁜 경험으로 인해 몰살 당하는 역사"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굳이 해냈다.

긍정적인 상상력은 미친 짓으로 낙인 찍히기에 스스로 내놓은 물질들로 억지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평범한 사람처럼 현실이란 기쌘 이름 앞에 납작 엎드리게 된다. 그러다 광적으로 "저 먼저 좋은 것을 주십시오" 라고 너도나도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절대자에게 금전적으로 구걸하며 사는 것에 익숙해지는데, 구걸을 열정이라 하고 그것이 청춘의 진리라 여기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 아닐까?

라고 나는 비틀린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는 구걸의 삶 50년을 살아냈고 드디어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인생 최대 전환점에 이.르.다!


-늙었지만 괜찮아? 그냥 받아들이는거야.-


아이러니 하게도 부정적 아침이 걷어내진 이상한 긍정적 아침에, 나는 나의 본모습을 되찾고 진짜 내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치를 떨며, 욕실 앞 세면대에서 뜨거운 열정의 기운을 뿜으며 이를 닦고 세수를 하였다. 그러나.

푸릇한 열정이 싹 튼 마음과는 달리, 거울 앞에는 다리미가 필요한 듯 구겨진 오선지 같은 얼굴을 한 노파가 서 있었다. 날선 콧날을 자랑하고 광택이 좔좔 흐르는 피부를 자랑하며 키가 아주 높은 에나멜 구두를 신고 있어야 할 날렵한 몸매는, 윤기 좔좔 흐르는 마시이족 워킹화를 신고 팔을 크게 휘휘 저으며 등산로를 걷고, 등산로에 잘 뻗은 소나무에 등을 치고 손뼉을 치면서 온몸의 혈액순환을 시켜줘야 하는 두루뭉실 절구통 몸매가 되어버렸다.

찾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먹고 자고 일하고에 쪄들어 '세상살'이라고 하는 살이 붙어버린게다.


그러나 어찌하리. 난 수료증을 뱓았으니까 이제는 환골탈태 해야 한다! 네가 봐도 쉽지 않겠다 싶지? ^^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누구인가?

세상을 짜증으로 범벅시킨 50년이 마뜩치 않았는지

첫 짜증을 상봉했던 사춘기 시절로 돌아간듯 내 자신이 나에게 나의 정체성을 묻고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핑계이지만 또 사실이기도 한 슬픈 고백, 나로써 살 수 없었던 것은 사람들이 나를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요정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두 잊어버렸다.

요정을 찾는 자들이 없어져버렸다는 사실과

내가 그 바로 잊혀진 요정 중 하나라는 사실과

이제 나뿐 아니라 우리 모두 각성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사실!

왜냐하면 2025년 9월 1일, 내가 브런치에 첫 연재 작품을 시작하였기 때문이었다.

내 삶에 환타지가 필요하니까.


-자각 : 운명의 시작은 깨달음-


여러분들아~ 옛날 전해오는 이야기를 보면 결국 착한 사람들이 복을 받는 것 봤지?

근데 그게 과연 그들만의 노력으로 되었을까?

착해서 복받은 거라고? 하나는 맞는데, 착한 행실에 조금의 행운이 따라야 하는거야~.

그렇다면 행운은 왜 너희들이 아니라 그들에게만 갔을까?

사실 그건 말야, '정령' 때문이었어.

사람들이 착한 행실을 했을 때는 행운이 생겨나.

"행운이 생겨났네? 어디 보자~ 그가 마음으로 행운을 가져다주는 자신만의 정령들이 있다는 사실을 믿나?"

정령들은 혼자만의 재판을 하게 되지. 믿는 자구나 판단 될 때 비로소 정령들은 행운을 믿는 그에게 배달해 주고, 마침내 그들은 행운과 행복을 손아귀에 쥐게 되는 거지.


아차~ 꿀팁 하나 방출할게.

행운과 행복은 긍정적인 아이라 서로 지탱해주며 쥐어지고, 그래도 너무 가벼워서 잘 날아가 버리니까 받는 즉시 꽉 쥐고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잘 잠근 다음, 냉장고를 열고 신선칸에 넣어두어야 싱싱하고 활기찬 행운과 행복이 그 집안에 가득하게 된단다.


-정령을 믿으십니까?-


정령이 무엇인지 다시 말해 달라고? 좋았어.

정령은 만물에 깃든 신령한 기운이야. 초목·무생물 즉 나무, 돌, 산, 강 등 자연물뿐 아니라 해와 달, 별 등 천지만물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는데, 그것이 눈에 보이면 정령이라고 부르는 거야.

선한 행실을 하면 사람은 밝은 눈을 갖게 되고, 그럼 그들의 눈엔 자기의 정령을 보게 되지.

반대로 악한 행실을 하면 그들의 눈이 점점 어두워지게 되고, 그럼 자기의 요정을 잘 못 보게 되었어.

그런데 세상은 부정적으로 각박해졌고 사람들은 점점 자기밖에 모르고 자신의 욕망과 욕심을 채워달라고 달라고 요구만 하기 시작했어. 그래서 행운을 주려고 가까이 바짝 곁에서 기다리는 자신의 정령을 보지 못했어. 그러다 보니 정령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정령을 보았다는 사람이 드물어지게 되니까 결국 전설 속의 이야기처럼 잊혀지고 만거야.


그러나 단언컨대 정령은 이렇게 존재해!

사실,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에는 네가 믿어줘야 내가 존재할 수 있어.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네가 나의 짝꿍이요, 나의 정체성일런지도 모르겠어. 믿어줄래? 그럼 내가 오늘 너에게 맛배기 행운을 가지고 갈지도 모르잖아.


근데 사람들은 정령 중 하나인 요정을 알텐데, 정령은 요정처럼 마냥 예쁘기만한 존재가 아니야. 자신에게 정해진 짝을 만나 행운을 주는 정령 자격을 얻게 되는 수료증을 받기까지 정령은 50년 동안 세상에서 온갖 시련과 고통을 직접 겪어야만 되거든. 간단하게 말하면 수료증 받을 수 있는 자격은 세 가지로 요약 돼.

1. 찌든 얼굴

2. 살찐 몸매

3. 그 속에 감춰진 배려하는 마음이 든 50대 중년.


-

오늘은 내가 수료증을 받은 날이야. 첫날부터 네가 나를 알아봐주고 너의 마음을 내게 준다면 나는 날아오를거야. 내가 날아오르면 세상에 행운들이 들판에 꽃들과 함께 피어날거고, 나는 그걸 잔뜩 들고, 네가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하고 바른 것을 행할 때마다 나는 내 옆으로 가 하루에 하나씩 네게 선사할거야. 나를 발견하거든 놓치지 않길 바래.

내가 너의 행운이 되도록 노력할테니 너도 나의 정체성이 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


그나저나 나를 진짜 나답게 해줄 내 짝은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은 미쳤다고 하겠지만 나는 지루한 삶에 판타지가 양념처럼 조금은 필요하다 생각하니까

정령의 삶을 시작하는 오늘을 즐겨볼래. 긍정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