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결혼 일기 - 1월 29일 자
농장에 갇힌지 이틀이 되던 때였다. 그와 나 사이에 만리장성이 쌓이기 충분하다면 충분한 시간이었다.
전날 저녁 여전히 일을 하느라 방에 콕 박혀 있던 그에게 다가가 커피 한잔을 내밀었다. 그리고 농장의 약속을 다시 되새겨주었다. 그리고 그 나이 먹도록 첫키스도 못해본 그가 매우 궁금했다. 그러나 그는 일하느라 바빠서라는 단순한 얘기만 하며 더 이상의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미가 있는지 어떤 대학생활을 했는지 등등 서로 말하지 않았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 농장이란 새로운 세상에 오니 마치 서로 처음 만난 사람처럼 이런 저런 속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농장의 밤이 지나갔었다.
지금은 20년도 더 된 이 때의 기억이 우리들에게는 오래 된 일기처럼 박제 된 기념품처럼 가슴속에 남아있었다. 올 설날은 눈길 때문에 어디도 가지 못하고 이처럼 엣 앨범을 꺼내놓았다. 이것도 아쉽지만 특별한 설날처럼 느껴진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께 만복이 깃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