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와 함께 글쓰기 2
사랑이란 이름에서 특유의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다.
어릴 땐 그 냄새가 조금 거북했다.
괜히 얼굴이 뜨거워지고, 숨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쌓이자, 그 냄새는 다르게 다가왔다.
따뜻한 햇살 냄새, 오래된 이불 냄새, 그리고 엄마 손에 밴 비누 냄새처럼.
어디에나 스며 있고, 없어지지 않는, 그런 것이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스치며, 다가서고 멀어지며, 서로를 알아갈 때,
사랑도 나이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얇고 투명했지만,
웃음과 눈물, 오해와 이해가 차곡차곡 쌓이며 단단한 결을 만들었다.
상처 난 자리도 있었지만, 그곳마저 포근한 무늬가 되었다.
사랑은 그렇게 아프고, 아름답게 자랐다.
아이를 향해 한없이 주고, 퍼주고, 다 주고도 모자람을 느끼는 부모님의 희생은 어떤 향기일까.
그것은 아마, 보이지 않아 더 짙은 향기.
바람이 불 때마다 가만히 스며드는 풀꽃 냄새 같고,
긴 하루 끝에 퍼지는 따뜻한 국밥 냄새 같았다.
쉽게 기억나지 않지만, 결코 잊히지 않는,
삶 깊숙이 스며든 향기였다.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
또 다른 사랑을 만나고, 이별하고,
눈이 맞고 마음이 맞아 결혼이라는 사랑도 얻었다.
그 모든 순간마다 어린 시절 익혔던 따뜻한 향기가
가슴 한편에서 조용히 피어났다.
아픔을 견디게 하고, 기쁨을 더 깊게 새기게 한 것은
결국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사랑의 나이테였다.
그렇게 사람은, 누군가의 사랑으로 태어나
또 다른 사랑을 키워간다.
나의 사랑을 심어 태어난 아이가 만들어가는 인생의 나이테에
일부를 함께 책임지다,
어느새 내 품을 떠나는 어른과 이별하고,
나의 나이테도 조용히 매듭짓는다.
그러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향기로, 닿지 않아도 느껴지는 온기로,
여전히 서로를 감싸고 있었다.
사랑은 그렇게, 쌓이고 쌓여
세상을 다정하게 물들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