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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ete Mar 18. 2024

극장 오케스트라

독일 극장 오케스트라

극장 오케스트라는 극장에 계약적으로 종속되어 있다. 오케스트라는 오페라, 무용, 뮤지컬 등 음악극을 중심으로 리허설 및 공연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반주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극장 오케스트라가 음악극의 반주만을 담당하지는 않는다. 음악극 즉 무대 제작물 공연 외에도 자체 정기 시리즈 및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공연을 한다. 이는 극장의 규모와 오케스트라의 등급에 따라 선보이는 공연의 횟수와 작품의 수준도 다르다.  또한 자체 정기 공연은 한국 중소도시 시립 교향악단 정기 프로그램의 양과 비견될 정도다. 


극장 오케스트라는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다르게 극장 내 연습실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극장을 주 무대로 연주한다. 자체 정기연주 시리즈는 극장 외 콘서트 전용 공연장을 이용하기도 하며 프로그램의 규모와 기획에 따라 박물관, 소공연장, 컨벤션 홀 등 다양한 장소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투어 연주라고 볼 수 없다. 


만하임 국립극장 오케스트라


독일 극장 오케스트라의 운영방식을 알기 위해 독일 극장의 레퍼토리 시스템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중형 극장의 경우 보통 시즌을 9월부터 다음 해 7월까지로 보는데 6~10개의 오페라가 새롭게 제작되며 과거에 무대에 올려졌던 재상연작은 4~6개 정도로 한 시즌 내에 선보인다. 예를 들어  리골레토가 상연작 중 하나라고 가정했을 때 이를 위해 6~8주 전부터 솔로 성악가들과 합창단은 연습에 들어간다. 무대 세트는 대략 초연 3주 전에 만들고, 음악, 무대 연기 등 예술적 부분이 준비되면 5주 차에 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춘다. 작품 규모에 따라 4~6번 합주를 하고 최종 리허설을 거친 다음 공연을 한다. 첫 공연 이후 수개월에 거쳐 10~20회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 한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짜인 스케줄에 따라 연습, 리허설, 공연이 계속된다. 보통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매일 다른 오페라나 무용 작품이 무대에 올라간다. 


독일의 극장은 작품을 생산하는 종합예술 제작공장이다. 무대 뒤의 기술, 의상, 메이크업 등, 예술을 담당하는 솔리스트, 합창단, 무용단, 오케스트라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예술가 리더들, 그밖에 운영과 행정 및 기획, 건물을 관리하는 인력까지 작품에 필요한 거의 모든 인력이 극장이라는 한 지붕 아래에서 일사불란하게 역할을 다하며 빈틈없이 돌아간다. 


극장에 소속된 오케스트라는 극장의 법적 형태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지자체 직속 공공 행정 구조와 연결된 극장은 오케스트라 운신의 폭이 크게 제한된다. 극장의 경영진이 인사 및 재정에 있어 보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법적 형태는 재단이나 유한책임경영인 GmbH, 비영리 유한책임경영 gGmbH 가 있으며 지난 10년간 많은 극장이 이 법적 형태로 바뀌었다.


독일 공공 극장 조직도의 예시

극장은 오페라감독과 지휘자가 예술 분야를 책임진다. 오케스트라 디렉터는 총감독의 하위 영역으로 들어가 오케스트라 관리 운영을 맡는다. 콘서트 오케스트라의 인텐단트가 운영 및 경영, 재정, 마케팅, 교육 등 음악을 제외한 운영의 전반적인 부분을 책임진다면 극장 오케스트라는 총감독의 하위 영역 속해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오페라 디렉터는 솔리스트와 합창단을 전담하며 그 밖의 영역은 극장 경영팀에서 인텐단트 아래 운영된다. 위 조직도는 무용, 연극, 중간 조직과 그 하위파트는 제외하고 극장 오케스트라가 주로 연결된 오페라 파트만을 가져왔다. 이 조직도를 통해 음악과 경영이 각 리더 아래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총감독은 대게 총오페라감독의 역할을 병행하기도 한다. 


p.s. 독일에 140개의 공공극장이 있는 만큼 140개의 다른 조직도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모든 극장이 위의 조직도로 편성된 것은 아니며 보편적인 예시이다. 또한 극장 오케스트라 조직도를 살펴보기 위해 연극과 무용파트는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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