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서 특별한 것들

소보-평범해서 특별한 것들

by 보드라워

매일 걷는 출근길을 반대로 걷기

보리밥 말고 계란밥 먹어보기

하루 세 번 하늘 사진을 찍어보기

벗어놓은 외투에 껌 넣어놓기


매일 보는 친구에게 꽃 선물하기

어릴 적 사진 앨범 펼쳐보기

전혀 관심 없던 로맨틱 영화보기

철 지난 계절 과일 먹어보기


후후후 가랑잎 사이로 어렵게들 찾고 있지만

후후후 찾지 않아도 특별한 건 옆에 있는데


(중략)

매일 같은 미소로 날 안아주던

우리 할아버지 산소 다녀오기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 없어도

이렇게 노래 부르기

평범해서 특별한 것들


[소보-평범해서 특별한 것들]



우연히 듣게 된 이후,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저장되어있는 곡이다.

그 순간이 더없이 평범해서 행복감이 차오르거나,

특별한 만남도, 특별한 이벤트도 없는

일상 같아 무료함이 느껴질 때도

이 노래를 듣는다.


어떤 쪽이든 '그래, 평범해서 특별한 일들이 참 많구나.

어렵게 찾을 필요는 없지. 오늘도 감사를 찾아보자.' 다짐하게 된다.

노래가 끝날 무렵에는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가고,

어느새 발걸음에 힘이 실린.


출근과 동시에 고개를 파묻고

정신없이 일에 치여있던 어느 날.

평소 산책 메이트인 직장동료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산책을 했다.

크게 숨을 고르고 싶은 날이었다.


잠시나마 짙은 압박감

분주한 사무실 소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소보의 잔잔한 목소리를 들으며

평소 걷는 길의 반대로 향했다.

묘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도,

조금만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아도

매일 지나치던 이곳이 이렇게 다르게 보일 수 있구나.

매일 출근하는 이 지긋한 이 공간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구나

싶었던 날


친구를 만나 점심을 한 끼 함께 하는 일.

봄과 여름 사이의 어느 날, 산책을 하다

서로 땀을 뻘뻘 흘리며

'이제 정말 여름이네'라는 말을 주고받는 것.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귀여운 강아지 덕분에 이웃과 자연스러운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일.

여름밤의 시원한 바람,

몽실몽실한 구름.

여름 저녁, 옅은 분홍빛으로 물든 하늘.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퇴근 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산책을 할 수 있는 일.

먹고 싶었던 음식을 함께 먹는 일.

모두 평범하지만 특별한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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