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_비로소 방황을 알았다
인적 드문 골목 바닥에
소복이 앉아
오지 않을 사람을
하얗게 기다린다.
겨울의 심술도 지칠 만큼
너무 오래 기다린 탓일까.
희고 곱던 손에는
흙먼지가 검게 물들었구나.
아리도록 시린 바닥 위에서
거세고 추운 바람과 함께
오직 따뜻한 햇살
그 손길 바라며
고요히 녹아 스러질 때를
묵묵히 기다릴 줄 알았건만
순간의 계절이 살아내는
오랜 세월보다
인생은 짧은 탓일까.
잠깐의 내 인생에게
기다림은 사치였나 보다.
너와 스치는 순간조차
나에겐 욕심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