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가 태권도를 다닌 지 한 달 반이 되어간다.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면
첫째, 밥을 훨씬 많이 먹는다.
원래도 잘 먹지만 요즘은 양이 눈에 띄게 늘었다.
둘째, 피그 하원을 돌봐주시는 할머니 얼굴에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이건 피그에겐 비밀)
셋째, 전투력이 상승했다.
다만 가족을 상대로만 쓰지 않기를.
그리고 네 번째, 이건 조금 특별하다.
오늘 피그는 태권도차에서 내릴 때,
한쪽 손을 꼭 쥐고 있었다.
그 안에는 아주 작은 빵 조각이 들어 있었다. 빵이라기엔 너무 작아서 순간
쓰레기라도 들고 내린 줄 알았다.
그런데 피그는 그 작은 조각을 소중히
손에 쥔 채로 관장님께 씩씩하게 인사했다. 그리고는 곁에 있던 랑이를 보며
빵조각을 내밀었다.
그리고 아주 시크하게,
"먹어."
나는 순간 의심했다.
혹시 떨어뜨렸던 건 아닌지,
맛없는 건 아닌지.
하지만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를 작아지게 만든 피그의 한마디.
"저거 카스테라야. 맛있어."
... 뭐야,
동생 주려고 일부러 남겨온 거야?
옷깃만 스쳐도,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거리던 남매였다.
랑이가 자기 물건을 만지면
망가질까 울던 날도 많았고,
"랑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화가 난다"던 말까지 했던 피그였다.
그런데 그렇게 좋아하는 빵을 남겨오다니.
그날 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생각했다.
먹다 남은 카스테라 한 조각이
이렇게 따뜻할 수도 있구나.
역시.
빵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