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깃제

by 마당넓은 집

여름휴가가 가까워 오면

언제나 외가 가던 도깃제라 불리던

그 언덕이 그립다.

고향 가는 날이면

언제나 이슬도 내리기 전 첫새벽

안갯속에 찾아가던 그 언덕

고갯마루는 나지막이 내려앉아

아스팔트 위 차량들이 달리고

기억 속에 노송도 없고

호랑이가 살았다는 숲길도 없다

언덕 위에 올라서면

멀리 가물거리던 외갓집 풍경과

뛰어가면 달려 나올 것만 같은 외할머니의 모습도

이제는 기억 속에도 가물거린다.

오늘 밤 꿈속에서

외갓집에 가면

엄마와 외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

두 분 손잡고 외가 가까이

천년 고찰 신흥사의

하얀 연꽃의 연 씨를 받아올까나

그리운 도깃제 언덕 위에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

엄마가 앞서가고

졸랑졸랑 따라가던

나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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