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에게는 한 달에 한 번,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특급 임무가 생겼다. 바로 어머니의 아쿠아로빅 예약이다. 관절이 약하신 어머니에게 아쿠아로빅은 최고의 운동이지만, 이 수업을 예약하는 일이 여간 치열한 게 아니다.
오전 10시 정각. 다음 달 수강 신청이 열리는데, 인기가 많은 오전 시간대 강좌는 5초도 안 돼 매진된다. 노인들의 손놀림으로는 도저히 따라가기 힘든 속도다.
그래서 이 아들이 구원 등판했다. 어머니의 건강 관리를 위해서.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나 역시 처음 몇 번은 고배를 마셨다. 설마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방심이 곧 패착이었다.
다음부터는 전략도 세우고 태도도 재무장했다. 미리 사이트에 접속해 클릭 동선을 익히고, 로그아웃과 재로그인을 반복하며 시스템 상태도 점검했다. 9시 59분이 되면 눈에 힘이 들어가고, 검지 손가락 관절에까지 긴장이 흐른다.
마침내 10시 정각. 광속의 클릭으로 예약을 따낸다. 득템이다. 잠시 후 어머니 폰으로 문자 알림이 전송되고, 곧이어 카톡이 온다.
“아들 고마워. 달리기 열심히 하니 손동작도 빠르네.”
달리기를 하면 손가락 관절까지 건강해지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머니는 기쁨의 공을 아들의 달리기로 돌리신다. 작은 승리지만 내게는 제법 큰 성취이고, 어머니에게도 분명한 기쁨이다.
이번 달도 잘 해냈다. 다음 달, 그 다음 달도 잘 해보자고 다짐한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그리고 생각보다 묵직한 성취감. 아쿠아로빅 예약 전쟁은 오늘도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대학 시절 수강 신청도 이렇게 했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