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가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에, 인간은 동물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사냥했다고 한다. 끝까지 멈추지 않고 따라가다 보면, 결국 동물은 기운이 다해 멈추고 그 순간 창으로 사냥을 마무리했다. 인간의 인내와 끈기, 그리고 지구력이 만들어낸 사냥법이다.
빠르지도 강하지도 않은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이유로 흔히 도구의 발명을 든다. 하지만 이 사냥법은 도구 이전에 인간의 신체 특성을 활용한 전략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체온이 오르면 땀으로 열을 식힌다. 덕분에 털가죽으로 덮인 동물들보다 더 오랜 시간 안정된 상태로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의 달리기 능력은 한 번의 폭발을 위해 진화했다기보다, 오랜 시간 멈추지 않는 꾸준함과 집요함을 통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그리고 땀샘은 여름철 우리를 지치게 하는 주범이 아니라, 인류를 지금까지 지켜온 훌륭한 인체 메커니즘이고.
요즘 달리기 열풍을 보며, 이제서야 인류가 우리 몸에 가장 잘 맞는 운동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든다. 가족 관계도, 일에서의 성취도, 투자에서의 성공도 다르지 않다. 여유를 갖고 시간을 벗 삼아 하루하루 한 발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꿈에 그리던 사냥감이 발앞에 놓이는 짜릿한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